요한계시록 9장10장은 대단히 대조적이다. 이제 그 지겨운 메뚜기, 유황, 말(馬) 꼬리 같은 것들이 갑자기 사라지고 대신에 초자연적인 영광으로 예언의 스크린을 압도하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우호적인 천사가 등장한다. (271.1)
 이 천사는 두 발로 “땅”“바다”를 당당히 밟고 섰는데 한 손에는 “펴놓인 작은 책을 들고”, 다른 손은 경건히 하늘로 쳐들어 맹세하고 있었다. 그 장엄한 모습은 다니엘의 마지막 묵시에 나타난 “사람”을 상기케 한다(단 12:5~9). 다니엘이 본 “사람”“강물 위에 섰”었는데 그 옆에는 “강 뚝에 선” 또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러니 이것 또한 물과 땅(강뚝, 강 저편 언덕)을 언급하는 병행 구절이 아닐 수 없다. “강물 위에 있”는 사람은 양 손을 들어 “하늘을 향하여 영생하신 자를 가리켜” 맹세했다. 요한계시록의 천사도 “세세토록 살아 계신 자 곧 하늘과 그 가운데 있는 물건이며 바다와 그 가운데 있는 물건을 창조하신 이를 가르켜 맹세하”(계 10:6)였다. (271.2)
 다니엘 12장에 나타난 “사람”은 다니엘이 “마지막 때까지 이 말을 간수하고 봉함하라”는 지시를 받은 직후에 맹세를 했다. 한 사람이 “이 기사(奇事)의 끝이 어느 때까지냐?”하고 물었을 때 이 사람은 맹세하여 대답하기를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까지라 했다. 그리고 다니엘이 이 말을 듣고도 깨닫지 못하여 답답해 하자 그 “사람” 이 말하기를 “갈지어다. 대저 이 말은 마지막 때까지 간수하고 봉함할 것임이니라”고 하였다. (271.3)
 요한의 천사도 펼쳐 있는 작은 책을 들고 있었으며 때에 관해 맹세했다. 그는 맹세하여 말하기를 “지체하지 아니하리니(남은 때가 없으리라. K.J.V), 일곱 천사가 소리내는 날 그 나팔을 불게 될 때에 하나님의 비밀이 그 종 선지자들에게 전하신 복음과 같이 이루리라” 하였다. (271.4)
 다니엘과 요한은 동일한 존재를 본 것이 분명하다. 다니엘 12장을 연구할 때 발견했듯이 다니엘이 본 “사람”은 미가엘 곧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시다(맥스웰의 다니엘 연구 264~266, 292, 293). 그런데 요한계시록 10장의 천사도 요한계시록 1장 13~16절에 묘사된 예수님의 모습 그대로 “그 얼굴은 해 같고 그 발은 불기둥 같다.” 10장 3절을 보면 그 음성이 “사자의 부르짖는 것 같”다고 했는데 1장 15절에서도 그리스도의 음성이 많은 물소리 같다고 하였다. “그 머리 위에 있는 무지개”4장 3절에 묘사된 바 하나님의 보좌를 에워싼 무지개를 상기시킨다. 그리하여 우리는 다니엘이 본 “사람”과 요한이 본 “천사”가 예수님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예수님은 성경의 다른 곳에서 사람의 아들, 사자(獅子), 흰 말을 탄 기사, 대제사장, 어린 양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다니엘 12장 1절요한계시록 12장 7절에서는 천사장 미가엘로 나타나고 있다. (271.5)
 요한계시록 10장 6절에서는 천사가 안식일 계명에 나타난 표현을 빌어 맹세하고 있다. 출애굽기 20장 8~11절에 소개된 안식일 계명의 표현과 상호 비교해 보라.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제칠일에 쉬었음이라” 요한계시록은 마지막 때에 대해 경고할 때마다. 안식일로의 관심을 촉구하는 언어들을 자주 사용했다. (271.6)
 그래서 다니엘에서와 10장에서 우리는 살아 계신 하나님을 가리켜 맹세하고 있는 하나님의 아들의 음성을 듣게 된다. 그의 맹세는 십계명에 기초되어 있다. 그의 관심사는 대단히 긴박한 것이다. 그의 관심사는 펴놓인 책과 마지막 때와 하나님의 비밀의 완성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이것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야만 한다. (272.1)
 작은 책이란 무엇인가?
 요한이 이상 중에 본 펼쳐진 문서는 다니엘이 본 인봉된 문서와 동일한 것이다. 어떤 면에서 다니엘의 시대에는 그 문서의 “말씀”“간수”되어 있었다. 그러나 영원히 “간수” 될 것은 아니었다. “마지막 때까지”만 간수될 것이었다. “한 때 두 때 반 때” 후에 즉 3년 반이란 상징적인 해수(年數) 또는 1260일이란 상징적인 일수(日數) 후에는 “많은 사람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할 것”(단 12:4~7)이라고 약속되었다. 요한의 이상은 다니엘의 이상이 암시한 것 즉, 다니엘의 인봉된 책이 펼쳐질 마지막 때 곧 1,260년의 끝이 이르렀음을 알리고 있다. (272.2)
 그 “작은 책”은 다니엘이다. 마지막 때에 그 책이 펼쳐졌다는 말은 이 때까지 이해되지 않았던 다니엘가 바야흐로 이해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천사의 장엄한 모습과 그 맹세의 엄숙함은, 하나님께서 다니엘의 예언과 이 예언이 이해될 시기에 대해 얼마나 중대한 의의를 부여하고 계신지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272.3)
 펼쳐진 작은 책
 우리는 다니엘 전체가 모두 인봉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272.4)
 

다니엘 12장“사람”계시록 10장의 천사와 동일한 인물이다.
(272.5)
 신상의 금머리는 느브갓네살 왕과 바벨론 왕국을 상징하는 것으로 그 때에 이미 확인되었다. 다니엘은 왕에게 말하기를 “왕은 곧 금머리니이다. 왕의 후에∙∙∙다른 나라가 일어날 것”(단 2:38, 39)이라 했다. 다니엘 8장에서는 둘째와 세째 짐승이 각각 메데—바사와 그리스로 즉각 확인되었다(단 8:20, 21). (273.1)
 다니엘 자신에게까지 혼란스러웠던 이상들은 장기간에 걸친 예언들이었다. 다니엘은 8장에서 수양과 수염소 및 2,300 주야에 관한 이상을 본 후에 그 동물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런데 그 설명에는 “이미 말한바 주야에 대한 이상이 확실하니 너는 그 이상을 간수하라 이는 여러 날 후의 일임이니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 경험에 대해 다니엘이 논평하기를 “내가 그 이상을 인하여 놀랐고 그 뜻을 깨닫는 사람도 없었느니라”(단 8:26, 27)고 하였다. (273.2)
 다니엘의 긴 예언들이 세월과 함께 그 이해의 폭과 깊이가 커져갔다는 사실은 기록이 증명하고 있다. 다니엘 9장 24~27절의 상징적인 70 주(週) 예언은 그리스도의 초림 기간에 발생할 사건들을 예언한 것이었다. 이 예언들은 기원 후 200년경의 그리스도교 역사가인 율리우스 아프리카누스(Julius Africanus)의 시대에 이르러 명확하게 이해되었다. 아프리카누스는 70주가 “아닥사스다로부터∙∙∙ 그리스도의 시대에 이르는”1 490년의 기간으로 정확히 이해했다. 그리고 이보다 200년 앞서 별을 따라 베들레헴을 찾아 왔던 3 명의 “동방 박사”들도 최소한 부분적으로나마 70 주(週)의 예언을 깨달았던 것으로 보인다. (273.3)
 그러나, 70 주가 다니엘이 사망한 지 700 년(또는 500 년)이 지나서 꽤 정확히 이해되 었다고 한다면 1,260일 예언은 다니엘이 사망한 지 1,700여 년이 지난 기원 후 1,200년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것이 1,260년을 지칭하는 것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플로라의 요아킴(Joachim of Flora)은 이탈리아 남부에서 생애를 보낸 지력이 탁월하고 충성스러운 수도 사였다. 그는 자신의 가톨릭 교회를 사랑했으나 오히려 그같은 사랑의 정신 때문에 감히 가톨릭 교회를 “바벨론”이라 언명하고 개혁을 위해 기도했다. 그의 글들은 가톨릭 교회 내에 강력한 개혁 의지를 불어넣었다. 그는 1,260일이 1,260년을 나타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기간을 “성자(聖子)의 시대”라고 이름했다. 그는 이 시대가 주님의 지상(地上) 생애와 더불어 시작하여 가톨릭 교회 시대를 지나,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 직후에 끝날 것이며, 이때로부터 “성령의 시대”가 새로이 시작된다고 주장했다.2 (273.4)
 다니엘의 사후(死後) 약 2,000 년이 되어 출생한 위대한 개혁자 마틴 루터(Martin Luther)도 플로라의 요아킴처럼 1,260년/일을 중세 교회의 역사에 적용시켰다. 루터는 교황을 가리켜 “거룩한 교회의 머리”로 칭한, 동로마 제국의 황제 포카스(Phocas: 602~610)의 치세 중에 1,260년 기간이 시작한다고 주장했다.3 (273.5)
 후기의 성경 주석가들은 대체로 루터의 주장을 따랐다. 일부 주석가들은 루터를 따라 황제 포카스가 교황을 교회의 머리로 부른 때를 1,260년 기간의 시작으로 보았고 다른 주석가들도 거의 동일한 시대의 다른 사건들에서 그 기간의 시작을 찾아보려고 했다. 뉴 잉글랜드의 부조(父祖)로 이름이 높았던 존 코튼(John Cotton:1638)은 1,260년을 395~1,655년의 기간으로 제안했다. 하버드 대학의 총장을 역임했던 인크리즈 매더(Increase Mather:1708)는 456~1716년 설을 제창했다. 또 한때 프린스턴 대학의 총장을 지낸 조나란 에드워즈(Jonathan Edwairls:1739)는 606~1866년 설을 주장했다.4 (273.6)
 대부분의 성경 주석가들은 1,260일/년 예언 기간이 그리스도의 재림 때에 끝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예수께서 속히 오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초대 교회사 가운데서 1,260일의 끝과, 재림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신들의 시대가 엇비슷하게 맞아떨어지는 어떤 중요한 사건을 1,260일의 시작으로 정하려는 경향을 나타냈다. (2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