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범죄한 아담이 오실자의 표상이 되며(
롬 5:14), 예수께서는 아담과 무슨 관계가 있기에 마지막 아담으로 불려지는가?
A. 예수께서 어떻게 마지막 아담으로 불릴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해서 범죄한 아담이 그리스도의 표상이 될 수 있는가? 갑자기 두 아담의 이야기를 꺼내는 바울의 의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우선 로마서
1장부터 4장까지에서 바울이 무엇을 말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로마서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눠져 전개된다. 로마서의 첫째 부분(
1:1-3:20)에서 바울은 복음 없이 사는 죄인들의 처지가 얼마나 절망적인가를 낱낱이 밝힌다. 사람이 복음의 핵심인 하나님의 의를 떠나면 곧 영적인 불의에 빠지게 된다. 영적인 불의는 곧 육적인 불의를 가져오게 되며 그렇게 사는 사람에게는 오직 하나님의 진노와 가차없는 심판이 있을 뿐이다. 그것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마찬가지이다.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그 행한 대로 보응하신다는 말과 유대인에게도 심판이 있다는 말은 유대인들에게 큰 충 격이었다. 그러므로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죄 아래 있다. 의인은 없으며 한 명도 없다. 둘째 부분(3:21-8:39)에서는
로마서 3:21-31에서 믿음으로 의롭게 되는 이치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4장에서는 이제 역사적 근거로서 구약에서 아 브라함의 예를 든다. 아직도 의문이 풀리지 않는 유대인들을 위하여 바울은 유대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그들의 조상이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얻었음을 증명하려는 것이다.
B. 인간의 절망적인 죄와 거기서 구원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설파한 바울은 이제
로마서 5장부터 구원받은 사람의 삶은 어떤 것인가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니그렌(Nygren)의 분석에 의하면
1장부터 4장까지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에 해당되고
5-8장은
“살리라” 에 대한 해석이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게 되어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첫째로 그것은 하나님의 진노로부터 벗어나 사는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의로 의롭게 된 사람은 이제 하나님의 진노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다.
그래서
5장의 전반부(
5:1-11)에는 화평을 누리고 즐거워한다는 말이 반복해서 나온다. 즐거워하는 이유는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 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
5:8) 하나님의 진노하심에서 구원을 얻고 하나님으로 더불어 화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5장의 후반부는 (
12-21) 아담과 그리스도에 대한 이야기다. 이것은 하나님의 진노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구원 받은 사람은 첫째 아담의 영역으로부터 마지막 아담 즉 그리스도의 영역으로 옮겨진 것이다.
어떻게 구원받은 모든 사람이 한 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단번에 그렇게 옮겨지는 것이 가능한가? 아담의 한 범죄로 모든 사람이 정죄에 이른 것같이 마지막 아담의 한 의로운 행동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더욱 의롭다함을 얻는다. 이 부분에서는
“더욱” 이라는 말이 자주 나타난다. 범죄가 있고 사망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는 선물이 모든 사람에게 더욱 넘친다는 것이다.
C. 왜 그리스도가 마지막 아담으로 표상되었는가? 그리스도의 어떤 점이 아담과 닮으셨는가? 바울은 왜 모든 사람이 다 죄인이 되었으며 그런 죄인들이 어떻게 그리스도 안에서 단번에 구원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려고 한다. 바울은 다음과 같은 논리를 전개하고 그리스도를 마지막 아담으로 제시함으로 그 신비를 풀려고 한다.
(1) 아담과 그리스도는 둘 다 인간의 영원한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는 마지막 아담이시다.
(2) 한 사람 아담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왔다. 그리고 아담의 범죄와 같은 죄를 짓지 않은 자들도 아담 안에서 다 죄인이 되었다. 신분이 변해 버린 것이다. 마치 부모가 죄를 지어 종이 되면 자손 대대로 종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3) 성문화된 율법이 있어야 죄를 죄로 정죄할 수 있는데 율법이 있기 전에도 죄의 삯인 사망이 사람들에게 왕 노릇한 것을 봐서 사람들은 처음부터 아담 안에서 죄인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그러므로 개개인이 죄를 선택해서 죄인이 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은 죄인이 아닐 것이고 그리스도가 필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죄인인 것은 아담 안에서 존재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5) 한 사람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죄인이 되었지만 한 분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즉시로 구원을 받는다. 단번에 신분이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아담 안에서처럼 선택의 여지없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기로 선택한 사람만 신분이 바뀐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는 마지막 아담이시다.
두 아담의 비교
|
아담의 영역 |
그리스도의 영역(마지막 아담) |
|
5:15 |
한 사람의 범죄를 인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은즉 |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은 선물이 많은 사람에게 넘쳤으리라 |
|
|
5:16 |
이 선물은 범죄한 한 사람으로 말미암은것과 같지 아니하니 심판은 한 사람을 인하여 정죄에 이르렀으나 |
은사는 많은 범죄를 인하여 의롭다 하심에 이름이니라 |
|
|
5:17 |
한 사람의 범죄를 인하여 사망이 그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왕 노릇하였은즉 |
한 분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생명 안에서 왕 노릇하리로다 |
|
|
5:18 |
한 범죄로 많은 사람이 정죄에 이른 것같이 |
의의 한 행동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느니라 |
|
|
5:19 |
한 사람의 순종치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같이 |
한 사람의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 |
|
|
한 사람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죄인이 된 것이 확실한 것처럼 한 분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의롭게 되고 구원을 받은 것은 더욱 확살하다. 은혜는 죄보다 더 큰 것이고 용서는 정죄보다 더 확실한 것이기 때문에 한 사람의 죄로 모두가 죄인이 되었다면 그리스도의 은혜로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았다는 것은 얼마나 더 확실할 것인가? 모든 사람이 죄인이 된 것은 죄를 지은 부모가 종이 되는 바람에 부모와 같이 죄를 짓지 않은 자녀들도 자손 대대로 종이 되는 것과 같다. 신분이 바뀌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스도를 영접하기만 하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