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에 대하여 죽었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 이제 다시는 죄를 짓지 않는다는 말인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다는 말은 또 무슨 의미인가?
A. 본문의 말씀은
로마서 5:20을 듣고 유대인의 마음속에 생겨난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로마서 5:20에서 바울은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 쳤다고 말했다. 그러자 사람들의 마음속에 의문이 생겼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넘치게 하기 위해서는 죄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은혜를 더욱 받기 위해 죄에 거하자” 라는 말도 성립되지 않을까? 여기에 대하여 바울은 단호히 그럴 수 없다고 대답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미 죄에 대하여 죽었기 때문이다. 한 번 죽은 사람이 어찌 그 안에서 다시 살 겠느냐라는 대답이다.
B. 그렇다면 죄에 대하여 죽었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로마서 6:3에서 바울은 힌트를 하나 주고 있다. 즉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 (
6:8)다는 표현이다. 우리가 죽은 것은 우리 혼자 죽은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다는 말은 또 무슨 뜻이냐라는 의문이 생긴다. 다행히 여기에 대해서도 바울은 해석의 열쇠를 하나 주고 있는데
로마서 6:6의 말씀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알거니와 우리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 것은 죄의 몸이 멸하여 다시는 우리가 죄에게 종 노릇하지 아니하려 함이니.” 즉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다는 것은 우리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 것을 말한다는 것이다.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일단의 가톨릭 신자들이 하듯이 실제로 십자가를 메고 가서 못박히는 의식을 갖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십자가에 못박히는 것에 버금가는 순교나 고통이나 희생을 당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를 죽지 않게 하시려고 그리스도께서 죽으셨으며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 (
사 53:5)기 때문이다.
C. 그렇다면
“우리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다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 것은
“죄의 몸이 멸하여 다시는 우리가 죄에게 종 노릇하지 아니하려 함” (
6:6)이라고 하였다. 여기에 대해서도 바울은
갈라디아서 2:20에 해답을 주고 있다. 바울은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말한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울은 대답한다.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다시 말하면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고 그 안에 거하면 그의 죽음이 우리의 죽음이요 그의 못박 힘이 우리의 못박힘이 된다는 말씀이다. 애굽에 내린 열번째 재앙을 생각해 보자. 각 집의 큰 아들들은 어린양을 잡을 때 사실은 그 어린양의 피와 함께 죽은 것이다. 어린양의 죽음이 곧 그의 죽음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어린양의 피를 보시고 그가 죽은 것으로 생각해서 넘어가신다. 이것이 그와 함께 못박힌다는 의미이다.
D. 우리가 죽은 것을 무엇으로 확인할 수 있을까? 나를 바라보면 도무지 죽은 것을 믿을 수 없다. 아직도 옛 사람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와 십자가를 바라 보아야 한다. 십자가가 확실한 것처럼 우리들의 죽음도 확실하다. 우리의 신앙 생활을, 죽으려고 애쓰는 것으로 시작할 것이 아니라 이미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다는 것을 믿는 믿음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산 것도 확실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다는 것은 우리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 것을 말 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고 그 안에 거하면 그의 죽음이 우리의 죽음이요 그의 못 박힘이 우리의 힘이 된다는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