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침례받는다는 뜻은 무엇인가?
침례의 참뜻은 무엇인가? 로마서는, 침례는 그리스도 예수와 합하여 죽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의미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세례로는 이 깊은 뜻을 나타낼 수 없는가?
A. 「개역한글판」에서 세례라고 번역된 헬라어 밥티조(
baptizó)는
“물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물에 완전히 잠그는 것”을 의미한다. 성경에는 물을 뿌린다는 의미에서 세례를 받은 사람이 하나도 없다. 침례에 있어서 우리의 모본이 되기를 원하셨던 예수님부터 제자들과 사도 바울, 그리고 에티오피아의 내시에 이르기까지 모두 물이 많은 강물에서 온몸을 잠그는 침례를 받았다. 왜냐하면 침례는
로마서 6장의 말씀대로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장사 지내고 다시 사는 것을 의미 하는데 이 깊은 의미를 나타내려면 완전히 물 속에 들어가야 되기 때문이다. 고대 신약 시대의 그림이나 교회의 벽화 모자이크 등은 물에 잠그는 침례가 14세기까지는 그리스도 교회의 전통적인 침례 방법이었음을 압도적으로 증거한다.
B. 로마서 6:3-8은 침례를 정의하기를 그리스도 예수와 합하여 죽고, 그와 함께 장사되고, 그와 함께 살리심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침례는 죽는 것이다. 과거의 죄된 삶의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죽는 길밖에 없다. 그러나 혼자 죽어서 죽음으로 끝나 버리면 안 된다. 그것이 그리스도와 함께 죽어 장사되어야 할 이유이다. 그래야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부활이 있기 때문이다.
침례 의식의 이 깊은 의미는 기독교에 와서야 비로소 정립되었다. 침례 의식은 침례자 요한 이 전에도 있었다. 에세네파(Essenes)도 침례 의식을 행했지만 그것은 일종의 정결 예식이었다. 이방인이 개종할 때도 침례를 받도록 했으나 그것은 할례와 같이 유대인이 된다는 징표에 불과했다. 침례자 요한의 침례는 회개의 침례였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침례만이 죄로부터의 죽음과 거듭남을 의미하는 구속의 침례가 되었다.
C. 예수께서는
“믿고 침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 을 얻을 것” (
막 16:16)이라고 하셨다. 베드로는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침례를” (
행 2:38) 받으라고 하였다. 위의 성경절에 의하면 침례는 누구나 받는 것이 아니며 침례를 받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고 회개가 요청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믿는 자의 침례 (believer's baptism)이다. 그러므로 침례에는 개인이 그리스도를 그의 구원의 주로 영접하고 회개하는 신앙적 결단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유아 세례나 영아 세례는 이 조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성경적이라고 볼 수 없다.
유아 세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사도행전 16장에서 루디아의 가족들이 다 침례를 받은 것과 빌립보 간수의 권속이 다 침례를 받은 사실을 예로 들면서 그중에는 틀림없이 어린이도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추측에 불과하지 유아 침례의 근거는 되지 못한다. 모든 어린이가 할례를 받은 것처럼 오늘날의 어린이들도 침례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할례와 침례는 다르다. 할례는 의무지만 침례는 의무가 아니다. 할례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행해지는 의식이지만 침례는 먼저 믿음과 회개가 필요하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칼 바르트 (Karl Barth) 같은 대학자들도
“신약 그 어느 곳에서도 유아 세례(침례)는 허용되지도 명령되지도 않았다.”라고 인정하였다(Karl Barth, Church Dogmatics, vol. 4, trans. G. W. Bromiley. Edinburgh: T. & T. Clark, 1969, 179).
유아들이 침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은 새 언약의 공동체에서 제외되는가? 그렇지 않다. 예수께서는
“어린아이들을 용납하고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천국이 이런 자의 것이니라” (
마 19:14)고 말씀하셨다. 부모들은 어린이들이 침례받게 하는 대신 그들을 먼저 하나님께 봉헌 한다. 그러면 언제 침례를 받는 것이 가장 적당 한가? 그것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1) 그리스도와 함께 죽는 침례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고,
(2) 개인적 회심과 믿음을 경험하고,
(3) 교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임을 이해할 수 있을 때여야 할 것이다.
침례의 뜻은 예수님과 합하여 과거의 죄된 삶에 대하여 죽고 장사 지내고 다시 부활하는 것이다.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침례받는다는 뜻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다시 거듭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