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는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이 먹이고,
“마시우는” 것과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A. 본문의 해석에는 다양한 견해들이 있다.
첫 째로, 크리소스톰(Chrysostom)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는 말을 종말적인 용어로 해석하여 하나님의 심판으로 보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원수에게 사랑을 베풀면 베풀수록 그들의 심판이 더 중하여진다는 말이 되어 본문의 의도와 어울리지 않는다.
두 번째는, 숯불을 회개로 해석하는 것이다. 애굽의 풍습 중에는 회개하는 사람들이 숯불을 담은 냄비를 머리에 이고 다니는 것이 있는데, 본문도 같은 배경에서 쓰였다는 것이다. 즉 성도의 친밀한 사랑의 행위가 원수로 하여금 숯불 같은 마음의 뜨거움을 일으켜 회개에 이르게 한다는 말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바울이 이런 애굽의 풍습을 알고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또 다른 해석은 성도들의 사랑의 행위가 원수로 하여금 뜨거운 숯불을 머리에 쏟아 붓는 듯한 견딜 수 없는 수치감을 느끼게 하여 회개로 인도한다는 설명이다.
B. 로마서 12:20의 말씀은
잠언 25:22의 말씀에서 인용된 것으로 심판이나 회개 같은 부정적 뜻으로 쓰였다고 보기보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잠언 25:21, 22 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었다.
“네 원수가 배고 파하거든 식물을 먹이고 목말라하거든 물을 마시우라 그리하는 것은 핀 숯으로 그의 머리에 놓 는 것과 일반이요 여호와께서는 네게 상을 주시리라.” 이 두 성경절의 문맥을 살펴보면 역시 심판 같은 부정적 의미보다는 숯불을 쏟아 붇는 듯이 사랑의 감동으로 마음이 뜨거워져서 얼굴이 화끈거리게 하여 회개에 이르게 한다는 긍정적인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바울의 본래 의도에 맞게 보인다.
친절한 행동으로 원수의 머리에 숯불을 쌓아 놓는다는 말은 비유적인 말씀이다. 또한 그 행위는 좋은 의미가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그것을 칭찬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숯불은 심판 같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닐 것이다. 원수에게 친절하게 하면 할수록 그 원수가 더 뜨거운 심판을 받는다면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머리에 숯불을 쏟아 붓는다는 것은 수치심으로 얼굴이 화끈거리게 하여 회개에 이르게 한다는 긍정적인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래야 그 행위가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는” 것이 되고 보다 본문의 뜻에 맞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