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 성경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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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약한 자는 채소를 먹는가?
성경절
문제
 로마서 14장과 15장에서 바울이 언급한 강한 자는 누구이며 약한 자는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채식을 하는 자는 약한 자며 모든 것을 가리지 않고 먹는 사람은 강한 자인가?
해석
 A.

 로마서 14장의 강한 자와 약한 자에 대한 바울의 기록은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로 해석되 었다.

 (1) 채식주의자들을 비난하기 위하여,

 (2) 정결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의 구분을 없애기 위하여,

 (3) 날들의 특수성을 제거하기 위하여.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로마서 14장을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찬양하는 승리의 노래로 생각하고 있다. 루터가 그의 유명한 로마서 주석에서 이 구 절을 해석한 것이 그 좋은 예다.

 사도가 여기서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새로운 법 아래서는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자유라는 것이다. 새 법에서는 어느 날을 다른 날보다 더 귀중한 절기 날로 여기는 것도 없고 어떤 종류의 음식을 다른 종류의 음식과 구분하는 것도 필요없다. 반면에 모든 날들이 절기요, 거룩한 날이고 모든 종류의 음식이 허용되는 것이다(Martin Luther, Commentary on the Epistle to the Romans, trans. J. T. Muller (Grand Rapids: Zondervan Publishing House, 1954], 179).

 그러므로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로마서 14장“약한 자”를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깨닫지 못한 불쌍한 사람으로 취급한다. 그리고 자기들은 다행히도 “강한 자” 에 속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그리스도인의 자유라는 것이 하나님께서 제정해 주신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하나님께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되지 않을까?


 B.

 로마서 14장의 참 뜻을 알기 위해서는 그 당시 바울이 “강한 자와 약한 자” 에 대해 말할 때 그의 의중이 무엇이었는지를 아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저자의 의도를 떠나서 아무리 논쟁을 벌여봐야 소용없는 짓이기 때문이다. 로마서의 수신자는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이다. 바울 당시 로마에는 약 40,000명의 유대인들이 살고 있었다고 본다. 그들 중의 상당수는 BC 63년에 폼페이우스(Pompey) 장군이 유대를 점령했을 때, 개선 기념물로 로마에 끌려간 노예들의 후손이었을 것이다. 부지런한 유대인들은 바울 당시 대부분이 노예신분에서 벗어나 자유인이 되어 있었다. 그 중에서 몇몇 사람들이 AD 31년 유월절에 예루살렘에 갔다가 성령의 충만함을 보고 복음을 받아들이고 로마 교회가 설립되었을 것이다.

 물론 로마 교회에는 이방인들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유대인들과 이방인 사이에는 언제나 긴장과 갈등이 있었다. 더구나 유대인들은 로마에서 두 번이나 축출된 일이 있었다. AD 19년에 디베료(Tiberius) 황제가 첫 번째로 유대인을 로마에서 추방하였으며 AD 49년에는 글라우디오 (Claudius) 황제가 자주 일어나는 유대인들의 폭동에 대한 벌로 유대인들을 로마에서 추방하였다(행 18:2). 유대인들이 없는 동안 로마교회는 이방인들이 운영했을 것이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몇년 안가서 다시 로마에 돌아와서 번창했으며 그런 와중에 두 집단 사이에 갈등이 생겨났을 것이다.


 C.

 모든 것을 먹을 만한 믿음이 있는 강한 사람과 채소만 먹는 연약한 사람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우선 초기교회에서 먹는 것의 문제가 생길 경우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고린도전서 8장부터 10장까지에서 우리는 우상 제물을 먹는 문제가 그 당시 신전이 있는 모든 도시에서 보편적인 문제였음을 발견한다. 당시 이교의 신전에는 막대한 양의 제물들이 드려졌고 그것들은 다시 시장으로 나와 판매되었다.

 고린도에는 아프로디테(Aphrodite) 여신을 섬기는 거대한 신전이 있었고 우상숭배의 중심은 역시 제물을 바치는 것이었다. 시민들이 가져오는 많은 제물들은 사제들에게 분배되었으며 사제들은 그것을 시장에 팔아 넘겼다. 그래서 문제가 생겼다. 시장에 나온 고기들은 어떤 것이 우상에 게 바쳐졌던 것인지 구분이 안되기 때문에 성도들은 본의 아니게 이방신에게 바쳐졌던 우상 제물을 사 먹게 될 가능성이 있었으며 이 일은 교인들 사이에서 심각한 양심의 갈등을 가져왔다. 그러므로 “연약한 자는 채소만” 먹는다는 말씀은 육식과 채식의 문제가 아니라 우상 제물을 먹느냐 먹지 않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즉 시장에 나온 고기를 우상 제물로 생각하고 먹지 못하고, 먹는 사람을 비난하기도 하는 성도들을 연약한 자라고 불렀던 것이다.

 바울은 이런 미묘한 문제는 지식으로 풀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식은 교만하게 하며 사랑은 덕을 세우기 때문이다 (8:1). 우상은 세상에 아무것도 아니며 그것을 먹는다고 해서 더럽혀지거나 문제될 것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해 초연하고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러나 만일의 경우 어떤 교인이 그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여 그것 때문에 마음이 상하고 믿음에 손해를 본다면 우리는 내 자유만을 주장할 수 없다(8:13)는 것이다.
요약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먹을 만한 믿음이 있고 연약한 자는 채소를 먹느니라”는 말은 마음대로 먹는 사람이 믿음이 있고 채식하는 사람은 연약한 사람이라는 말이 아니다. 이것은 우상 제물을 먹는 것의 문제이다. 시장에 나온 음식을 모두 우상 제물로 생각하고 그것을 먹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받는 사람들을 바울은 연약한 자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것은 믿음이 약하다거나 좋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다. 바울 자신도 우상 제물 먹는 것을 금하고 있다(고전 10:20-22), 그러나 그런 행위 때문에 자주 마음이 상하고 실족하는 마음이 여린 사람들에 대한 한 표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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