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 교회에 있었던 음식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우상은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우상의 제물을 마음대로 먹어도 되는가? 도대체 바울은 우상 제물을 먹으라고 했는가 먹지 말라고 했는가? 이 문제에 대한 바울의 태도는 무엇인가?
A. 고린도 교회에는 우상의 제물 문제가 있었다. 당시 이교의 신전에는 막대한 양의 제물들이 드려졌고 그것들은 다시 시장으로 나와 판매되었다. 고린도에는 아프로디테(Aphrodite) 여신을 섬기는 거대한 신전이 있었고 우상숭배의 중심은 역시 제물을 바치는 것이었다. 시민들이 가져오는 많은 제물들은 신들에게 바쳐진 후 시장에서 판매되었다.
그래서 문제가 생겼다. 시장에 나온 고기들은 어떤 것이 우상에게 바쳐졌던 것인지 구분이 안되기 때문에 성도들은 본의 아니게 이방신에게 바쳐졌던 우상제물을 사 먹게 될 가능성이 있었으며 이 일은 교인들 사이에서 심각한 양심상의 갈등을 가져왔다. 바울은 이 문제를 취급하면서
8장에서는 우상의 제물에 대한 일반적 원칙에 대해 언급하고
9장에서는 자신의 경험에서 나오는 간증을 하면서 자신의 모본을 보이고
10장에서는 우상 제물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8장에서 바울은 먼저 우상 제물 문제에 대한 일반적 원칙을 말한다. 이런 미묘한 문제는 지식으로 풀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풀어야 한다. 지식은 교만하게 하며 사랑은 덕을 세우기 때문이다 (
8:1), 우상은 세상에 아무것도 아니며 그것을 먹는다고 해서 더럽혀지거나 문제될 것은 없다.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해 초연하고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러나 만일의 경우 어떤 교인이 그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여 그것 때문에 마음이 상하고 믿음에 손해를 본다면 우리는 내 자유만을 주장 할 수 없다(
8:13).
9장에서는 자기 자유를 남을 위해 쓰지 않는 바울 자신의 모본을 보인다. 그는 많은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결혼할 자유도 있었고(
9:5) 일한 것에 대한 정당한 보수를 요구할 권리도 있었다(
9:6-14). 그러나 바울이 그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자유를 하나도 쓰지 않는 까닭은 혹시라도 그것 때문에 신앙에 손해를 볼지도 모르는 약한 사람들을 구원하고자 함이다.
“이기기를 다 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 저희는 썩을 면류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얻고자” (
9:25) 함이다.
10장은 우상 제물 문제에 대한 결론이다.
첫째로 이스라엘의 예를 들면서 우상숭배에 참여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명하고 있다(
10:1-22), 우리가
“주의 잔과 귀신의 잔을 겸하여 마시지 못하고 주의 상과 귀신의 상에 겸하여 참예” (
10:21)할 수 없다. 그것은 하나의 대 원칙이다.
둘째로는 설사 지식이 있어서 어떤 문제에 대하여 자유롭다 하여도 그 지식을 사용할 때는
“자기의 유익을 구치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 (
10:24)라는 것이다.
우상 자체가 아무것도 아니므로 우상의 제물도 아무것도 아니다. 따라서 음식을 먹을 때 우상의 제물인지 아닌지 따질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상의 제물이라고 확연히 밝혀지거든 먹지 말아야 한다. 그 음식 자체가 부정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먹는 행위를 우상숭배라고 생각하고 상처를 받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이다. 그런즉 그리스도인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 광을 위하여” (
10:31) 해야 한다.
B. 바울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먼저 하나의 원칙을 제시한다. 즉 우상의 제물 문제는 지식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요 사랑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8:1). 우상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것에 바쳐진 제물도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은 사실이다. 돌이나 나무에 바쳐졌다고 해서 그 고기 자체가 오염되거나 더러워진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그것이 우상 제물인 줄 모르고 먹었다면 그것이 죄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우상에게 바쳐진 제물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묻지 않고 모른체 하고 먹는 것은 우상숭배나 마찬가지의 죄를 범하는 것이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들은 교인들이 태연히 시장에서 사온 고기를 먹는 것에 분노하고 부정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도 하나님께 순결하려는 진실되고 성실한 생각에서 나온 것으로서 틀렸다고 비난할 수 없는 것이다.
C.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다운 태도인가? 이것은 어떤 견해가 이치에 맞는다든지, 더 상식적이라든지 하는 지식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다른 견해를 가진 형제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태도다. 우리의 주장이나 행동으로 형제의 양심을 상하게 하는 것은 곧 그 형제에게 죄를 짓는 것이요 그리스도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
8:9-12). 바울은 “그러므로 만일 식물이 내 형제로 실족케 하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 (
8:13) 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그 음식이 제사 제물임이 분명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는 그것을 먹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형제들을 위해 먹지 말아야 된다고 바울은 권면하고 있는 것이다(
10:28). 어찌하여 내 자유가 남의 양심으로 말미암아 제한을 받아야 하느냐?(
10:29). 그리스도인은
“나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고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여 저희로 구원을 얻게” (
10:33)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바울은 대답한다.
고린도전서 8-10장에 나오는 음식 문제는 육식과 채식 문제가 아니라, 고린도의 시장에서 판매되는 우상의 재물을 먹을 것인가, 먹지 않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제사 제물 문제에 대한 바울의 핵심은 이 문제를 지식보다는 사랑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
8:1). 우상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것에 바쳐진 제물도 아무것도 아니다(
8:4). 그러나 우상에게 바쳐진 음식을 먹는 것은 우상숭배와 마찬가지라고 굳게 믿는 형제들의 생각도 존중되어 야 한다(
8:9)는 것이 바울의 생각이다. 왜냐하면 형제의 양심을 상하게 하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다(
8:12). 그러므로 그 음식이 제사 제물임이 분명할 경우에는 그것을 먹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형제들을 위하여 먹지 말아야 한다. 그런즉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
10:31)는 것이 바울의 권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