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 바울은 에베소에서 맹수로 더불어 싸울 기회가 있었나?
고대 로마의 도시에는 원형 경기장이 있어서 노예나 검투사들이 맹수들과 싸우는 것을 시민들이 보고 즐겼다. 혹은 그리스도인들이 잡혀 맹수의 밥이 되곤 하였다. 위의 성경절을 보면 바울이 마치 맹수와 더불어 싸울 일이 있었는데 피한 것처럼 되어 있다. 그렇다면 바울이 순교의 장소에서 도망쳐 나온 것을 지금 변명하고 있는 것일까?
A. 바울이 잡혀 원형 경기장에서 맹수와 싸울 뻔했는데 싸우지 않고 위기를 모면했다는 기록은 성경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바울 같은 로마 시민은 맹수와 싸우는 형을 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것은 실제로 원형 경기장에서 맹수와 싸우는 것이 아닌 영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맹수와 싸운다는 것은 영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B. 성경 문맥에 의하면 바울이 맹수와 싸우지 않는 이유는
“죽은 자가 다시 살지 못할 것이면 내일 죽을 터이니 먹고 마시자.” 하고 살아가는 범인(凡人)들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맹수가 만일 실제 짐승이라면 내용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러나 맹수를 하나님을 부인하고 성도를 핍박하는 맹수 같은 악인들이라고 생각하면 다음과 같은 뜻이 된다.
“죽은 자가 다시 살지 못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참지 못하고 싸울 것이다. 그들은 죽으면 아무것도 아니니 오늘 먹고 마시자 하고 향락에 빠지기도 하고 매사에 참지 못하고 싸운다. 그들은 참을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부활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범인들처럼 악인들과 일일이 싸우면서 대응하지 않았다. 나에게는 부활의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에베소의 맹수는 실제 맹수가 아니다. 바울은 로마 시민이기 때문에 노예계급에게나 가해지는 맹수와의 싸움은 그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바울이 피한 것은 실제 맹수가 아니라 맹수같이 쫓아 다니면서 그를 핍박하는 에베소의 악인들이었다. 바울에게 부활의 소망이 없었더라면 그도 보통 사람들처럼 그들을 미워하고 함께 싸웠을 것이다. 그것은 바울에게 아무런 유익도 주지 못했을 것이고 오히려 구경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부활의 소망이 있기 때문에 그런 다툼을 참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