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이 자기의 수고가 헛될까 두려워한다고 하면서 지킬 필요가 없다고 말한
“날과 달과 절기와 해”는 과연 무엇을 가리키는가? 여기서 말하는 날에 제7일 안식일이 들어가는가?
A. “날”(
hémeras)이란 복수로 되어 있으며 보통의 날들이 아니라 유대법의 규례에 의하여 특별히 지키는 날들을 가리키는 것이다. 절기 안식일이나 금식일 등이 여기 속한다.
“달”(
ménas)도 역시 복수로 쓰여져 있으며 성경에서 달이라 할 때는 매 달의 초하루에 지키는 월삭이나(
삼상 20:5,18:
사 66:23) 태양과 달의 반복된 운행과 관련된 절기들, 1월로서 추수가 시작되는 아빕월(
출 13:4)이나 티스리월 등의 달들을 의미한다.
절기(
kairous)는 유대인들이 기념하는 연중 절기들을 의미하며 유월절, 오순절, 장막절 같은 삼대 절기 외에도 나팔절, 수전절, 부림절 등이 있다. 또한
해(
eniautous)는 매 칠 년마다 돌아오는 안식년과 (
레 25:2-7) 오십 년마다 돌아오는 희년(
레 25:8-55)을 가리킨다.
B. 문제가 되는 것은
“날”(
hèmeras)이다.
“날” 이란 말속에 과연 제7일 안식일이 포함되느냐 되지 않느냐 하는 것이 문제이다. 상당수의 주석들이
“날” 속에 안식일을 포함시키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제7일 안식일은
“날” 속에 넣을 수 없다.
(1) 성경에서 제7일 안식일을 말하면서 날이란 헬라어
헤메라스(
heimeras)를 사용한 일이 없다.
(2) 제7일 안식일은 날, 달, 절기, 해가 제정 되기 2,500년 전, 즉 창조 때에 제정된 것이므로 같은 범주에 넣어 생각할 수 없다.
(3) 제7일 안식일은 인간이 타락하기 전에 축복하시기 위해 제정된 것이다(
창 2:2, 3).
만일 안식일이 다른 날, 달, 절기와 함 께 사람을 속박하는 거슬리는 것이 되었다면 하나님께서는 창조 때에 속박을 축복으로 제정하신 것이 된다.
C. 바울은 위에 언급한 날, 달, 절기 등을 지키는 것으로 갈라디아 교인들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바울이 두려워하는 것은 그들이 그것들을 주신 목적을 깨닫지 못하고 그것들에 매여 종 노릇하는 것이었다. 즉 그것들을 구원의 수단으로 삼는 것을 반대할 뿐이다.
바울이 여기서 말한
“날과 달과 절기와 해” 속에는 제7일 안식일이 포함되지 않는다. 안식일은 그림자로 제정된 것이 아니다. 안식일은 타락 전에 축복으로 사람에게 주신 것이다. 언젠가 폐지 될 것을 타락 전에 축복으로 주실 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