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께서 십자가로 폐하셨다는 원수 된 것, 즉 의문의 율법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율 법은 십자가로 폐지되었는가?
A. 바울은
에베소서 2:11-22에서 유대인과 이방인이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가까워졌으며 그리스도께서 중간에 막혔던 담을 허시고 이 둘을 한 몸으로 만들어 화목하게 하셨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데 방해가 되고 원수가 되는 것, 즉 의문에 속한 계명의 율법을 십자가로 폐하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방인들이 그리스도인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원수가 되는 것이 과연 무엇이었는가? 십계명이었는가? 아니다. 십계명으로 대표되는 도덕법은 인간의 양심에 깃들여 있고(
롬 1:21; 2:14, 15) 그것은 이방인들도 준수하려고 노력하는 것들이었다(
롬 2:14, 15).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믿는 자들은 그가 받은 구원에 감사해서 율법에 순종하며 그 율법을 즐거워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이런 필수적인 율법의 준수를 폐기할 리가 없다. 더구나 십자가 자체가 율법을 최고로 높이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원수 된 것 곧 의문에 속한 계명의 율법” 이란 무엇일까?
B. 본문에서
“의문에 속한 계명의 율법”의 의문이란 말로 쓰인 헬라어 도그마(dogma)는 율법의 규례들, 즉 각종 의문(儀文)의 조문들을 의미한다. 각종 제사법과 절기들의 조문들은 그 원형인 그리스도께서 오심으로 폐지되었던 것이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지성소를 가리고 있던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버린 것은(
마 27:51) 이제는 성전 봉사와 그것을 규정한 의문의 율법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의문에 속한 계명의 율법”은 그리스도의 사명을 상징하는 성전의 각종 제사의식이 규정되어 있는 의문의 율법을 말한다. 그것들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폐지되었다. 원형이 오면 그림자는 사라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가 오신 후에도 계속하여 그 그림자에 집착하여 구원을 얻으려고 하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만나지 못하게 하는 원수가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의문에 속한 계명의 율법”은 원수된 것이다.
“의문에 속한 계명의 율법”이 여기서는 십계명 같은 도덕법이 아니라 제사제도를 말하는 율법임을 안다면 문제는 간단하다. 그리스도의 사명을 상장하는 모든 제사제도의 규칙은 십자가에서 다 이루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