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 골로새 교회를 괴롭힌 이단의 성격은?
골로새 교회에 문제를 일으킨 이단들은 도대체 어떤 성격의 이단인가? 그들의 주장은 무엇이 었으며 얼마나 심각하였길래 골로새 교회의 장로인 에바브라가 로마까지 찾아와서 바울의 도움을 구했을까? 그 당시 영지주의(Gnosticism)가 이미 존재하고 있었는가? 영지주의가 학자들의 주장대로 2세기 후반에야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면 골로새 교회의 이단들은 영지주의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A. 초기교회를 괴롭힌 거짓 가르침 중에는 우선 유대 사회의 바리새파, 사두개파 그리고 에세 네파 등의 가르침들이 있었다. 그들은 그리스도를 메시야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할례를 비롯한 모세의 율법을 지켜야 구원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복음을 거절하고 사람의 유전과 많은 전승들을 좇았다. 그 다음으로는 헬라 철학을 교회 안으로 가져와 하나님의 말씀들 을 훼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헬라의 지성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이해 할 수 있는 철학적 언어와 사고체계로 복음을 재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헬라 철학과의 조화를 시도하였고 그 결과로 하나님의 말씀은 그 힘을 잃었다.
또 하나의 위협적인 이단은 영지주의(靈知主 義)자들이었다. 본격적인 영지주의의 활동이 나타난 것은 2세기 중반이지만 신약 시대에 벌써 원시 영지주의의 분위기와 활동이 각 교회에서 감지되었다. 그들은 영과 육을 극단적으로 분리하는 이원론을 기본사상으로 가지고 있었으며 그 사상에 의하면 영적인 신(神)은 물질인 세상을 창조할 수 없고 사람이 될 수도 없었다. 따라서 그들은 성육신(成肉身) 사상을 부인했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사상을 배격했다.
B. “누가 철학과 헛된 속임수로 너희를 노략할까 주의하라. 이것이 사람의 유전과 세상의 초등 학문을 좇음이요 그리스도를 좋음이 아니니라.” “헛된 속임수”에 관사가 따로 없기 때문에 철학과 헛된 속임수는 같은 말이며
“헛된 속임수인 철학” 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 당시 사람의 유전과 세상의 초등학문을 좇으면서 골로새 교회를 괴롭히는 철학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골로새는 헬라의 도시였기 때문에 헬라철학의 영향도 거셌을 것이다. 영지주의도 일종의 이원론적 철학이었다. 영지주의는 페르샤와 헬라의 이원론과 동양의 신비사상을 혼합한 일종의 종교철학으로 구약의 창조주 여호와 하나님을 열등신으로 생각하고 지식(Gnosis)을 통하여 구원을 이루려는 이단 사상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럴듯하게 포장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제시되어도 그것들은 결국 사람의 유전이었고 그리스도를 좇는 것이 아니었다.
C. “누구든지 일부러 겸손함과 천사 숭배함을 인하여 너희 상을 빼앗지 못하게 하라 저가 그 본것을 의지하여 그 육체의 마음을 좇아 헛되이 과장하고” 라는 말씀은 정확한 뜻을 알 수 없는 난해 절이기는 하지만 이단의 정체가 구체적으로 폭로 되고 있다. “일부러 겸손함" 이란
“가장된 경건”을 과시하는 이단의 특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들은 주장하기를 사람은 하나님 앞에 직접 나아갈 수 없으며 천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하면서 천사를 중보자로 숭배한다. 이것으로 인하여 그리스도의 참된 중보 사역은 무효가 되고 만다. 천사 숭배는 영육 이원론을 믿으며 물질은 영에 접근할 수 없다고 믿는 영지주의의 일파에서 비롯 되었을 것이다.
D. “곧 붙잡지도 말고 맛보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하는 것이니 ... 이런 것들은 자의적 숭배와 겸손과 몸을 괴롭게 하는데 지혜 있는 모양이나 오직 육체 좇는 것을 금하는 데는 유익이 조금도 없느니라.” 위의 말씀은 금욕주의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그 당시의 대표적인 금욕주의자들로는 에세네파가 있었는데 그들은 결혼과 사유재산을 금지했으며 육식을 금했고 엄격한 금욕을 통하여 육체를 훈련하였다. 그러나 골로새의 금욕주의자들은 아마도 영지주의의 일파였을 것이다. 영지주의는 영과 육을 엄격히 분리하고 육을 악한 것으로 여겼기 때문에 두 가지의 극단주의에 빠졌다. 그 하나는 금욕주의이다. 악한 육의 욕망을 억눌러 영의 자유를 달성하려는 의도였다.
또 하나의 극단은 쾌락주의였다. 육이 무슨 일을 하든지 그것은 영을 더럽히지 못한다는 이원론 사상에서 나온 위험한 이단 사상이었다. 골로새 교회는 그런 종류의 다양한 이설때문에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의 사역이 심각하게 훼손 당하고 있었다. 이런 이단들은 겉으로는 경건하게 보이고 겸손하였으나 사람을 하나님께로 인도 하지는 못했다.
다양한 형태의 이단들이 골로새 교회를 괴롭히고 그리스도의 사역을 훼손시키고 있었다. 헛된 속임수에 불과한 철학적 이론들과 경건하게 보이는 금욕적 수행과 천사 숭배가 골로새 교회를 괴롭히는 이단들의 모습이었다. 따라서 율법주의자들을 제외한 골로새 교회의 이단들은 여러 가지 유형들이 있었겠지만,
골로새서 2장의 내용으로 보면 원시 영지주의의 일파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