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이스라엘의 모든 동네를 다 다니지 못하여서 인자가 오리라?
이 말씀은 열두 제자를 파송하면서 하신 말씀이다. 문제는
“이스라엘의 모든 동네를 다 다니지 못하여서 인자가 오리라”는 말씀이 무엇을 뜻하느냐 하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이 이스라엘에서 전도를 마치기도 전에 세상의 종말이 곧 을 것이라고 생각하셨는가?
A. 인자가 오리라는 말씀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스라엘은 큰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동네에 다니는 것도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급히 다가올 사건에 대해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이 틀림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몇 가지의 해석이 있다.
첫번째 해석은
“인자가 오리라”를
“인자가 너희들에게 오리라”로 해석하는 것이다. 즉 먼저 가서 일하고 있으면 예수께서 곧 뒤따라가 그들과 합류하겠다는 말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문맥에도 잘 맞지 않을 뿐더러 신약에서
“인자가 오리라”는 말은 항상 종말적인 의미를 갖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
두 번째 해석은 이 구절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예수께서는 제자들이 그들의 사명을 마치고 돌아오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것으로 확실히 믿었다고 보는 것이다. 쉬바이처(Albert Schweitzer)가 그렇게 해석하여 20세기의 종말론 논쟁에 불을 질렀다. 그러나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결국 예수의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
B. 세 번째 해석은
“인자가 오리라”는 말씀을 재림으로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유대인들에 대한 심판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주석서들은 이 해석을 선호하고 있다. 즉 이스라엘의 모든 동네에도 다 복음을 전하지 못한 채로 빠른 시간 안에 예루살렘의 멸망(AD 70)이 올 것을 예언하신 말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예루살렘의 멸망을 인자의 오심으로 보는 것은 성경상 그 근거가 빈약할 뿐만 아니라 인자가 직접 오셔서 예루살렘을 멸망하도록 하셨다는 말이 되기 때문에 채택하기 힘든 해석이다.
또 하나의 해석은 이스라엘을 온 세상을 상징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복음이 온 세상에 전파될 무렵에야 예수께서 오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태복음 24:14의 말씀과 조화를 이루기도 하지만 역시 신약에서 이스라엘과 온 세상은 늘 구분되어 쓰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에 난점이 많다.
네 번째 해석은 이스라엘의 모든 동네를 이 세상으로 해석하여 이 세상 끝까지 복음을 가지고 다 다니기 전에 인자가 온다고 설명하거나 혹은 너희들이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을 만큼 핍박이 극심하기 전에 인자가 올 것이라고 주석하는 것인데 설득력이 약하다.
C. 제일 성경적인 해석은
“인자가 온다”는 말씀을 하나님의 왕국의 도래로 해석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의 탄생과 죽음과 부활로 인하여 하나님의 왕국은 이미 세상에 임하였다. 예수는
마태복음 16:28에 10:23과 평행되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기 섰는 사람 중에 죽기 전에 인자가 그 왕권을 가지고 오는 것을 볼 자들도 있느니라.” 여기서 인자가 “왕권을 가지고 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부분의 학자들은, 공관복음에서 이 구절 다음에는 다 똑같이 변화산 사건의 기록이 나오기 때문에
“왕권을 가지고 오는” 것은 변화산 사건, 즉 예수께서 하나님의 왕국 그 자체이며 하나님의 왕국은 예수를 통하여 우리 가운데 이미 임재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인자의 오심”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실현되고 하나님 왕국의 도래로 해석하는 데 아무 무리가 없다.
마태복음 10:23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모든 동네를 다 다니지 옷하여서”는
마태복음 16:28의
“여기 섰는 사람 중에 죽기 전에”와 같은 말이며,
“인자가 오리라”는
“인자가 그 왕권을 가지고 오는 것”과 평행절이기 때문에 두 성경절의 해석은 같아야 한다. 즉 이것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살현되는 은혜의 왕국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