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몸은 죽여도 영혼(靈魂)은 죽이지 못한다는 뜻은?
마치 몸과 영혼이 별개여서 사람들은 몸은 죽일 수 있지만 영혼은 죽이지 못하고, 반면에 하나님은 몸과 영혼을 동시에 멸하시는 분으로 묘사하고 있는 듯한 성경절이다. 과연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성경절인가?
A. 상당수의 주석들이 인간에게는 육체(肉體)와 영혼(W) 두 요소가 있는데, 핍박자들은 하잘 것 없는 육체를 죽일 수는 있지만 불멸(不滅)하는 영혼만은 멸할 수 없다고 해석하고 있다. 문제는 과연 성경이 인간의 영혼이라는 것을 육체와 독립하여 인정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성경은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 전체가 다 흙으로 돌아가며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전 9:5; 시 6:5; 104:29; 115:17; 욥 14:10-12; 겔 18:4).
“주께서 저희 호흡(루아흐)을 취하신즉 저희가 죽어 본 흙으로 돌아가나이다”라고 한
시편 104:29의 말씀이 그것이다.
“흙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신은 그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기억하라”고 한
전도서 12:7의 말씀은 마치 죽은 후에 영혼이 하나님께로 가는 것 같지만 여기서 신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루아흐(
ruah)라는 말도 별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호흡”,
“바람” 이라는 뜻이다.
루아흐(
ruah)는 구약에 377번 나타나는데 대부분 바람, 호흡, 영 등으로 번역된다.
시편 104:29의
“호흡”과
전도서 12:7의
“신” 이란 말의 히브리어 원어가 똑같이
루아흐라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이것은 사람이 죽으면 그 호흡이 끊어져서 호흡을 주신 분인 하나님께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따라서 영혼이라고 번역된 구약의 루아흐는 존재하는 인간 전체를 의미한다. 그것은 불멸하는 어떤 물질이 아니다.
에스겔 18:4에는
“범죄하는 그 영혼이 죽으리라”고 되어 있다.
B. 신약에서
“영” 또는
“영혼”이라고 번역된 헬라어 원어는
프쉬케(
psuche)나
프뉴마(
pneuma)인데
프뉴마 역시
“바람” 또는
“호홉” 이라는 뜻이 있다. 구약의
루아흐와 같은 의미이다.
“영혼(호흡) 없는 몸이 죽은 것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는
야고보서 2:26의 말씀도 같은 뜻이다.
프쉬케는 신약에 40번 쓰였는데
“호흡”이나
“목숨” 혹은
“생명”의 뜻으로 쓰였으며(
2:20; 6:25; 16:25), 단순히 사람 전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행 7:14; 26:37). 때로는 대명사로 쓰이며(
마 12:18; 고후 12:15). 감정이나(
막 14:34; 눅 2:35) 정신 혹은 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행 14:2; 빌 1:27). 신약 어디에도
프뉴마나
프쉬케를 육체와 독립되어 실재하는 어떤 것으로 나타내지 않는다.
C. 따라서 본문에서의 영혼도 사람의 육체에서 분리되어 나온 실재하는 어떤 영적 생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육체에 반대되는 지적이고 영적인 분야, 즉 정신적 분야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 말라는 말은 핍박자들이 육체는 고통을 주고 죽일 수 있어도 마음과 정신까지 멸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심판은 존재 전체를 멸하시는 심판이다. 그 앞에서는 육체뿐만 아니라 어떤 마음이나 정신도 숨길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두려운 것이다.
D. 여기서 지옥이란 무엇인가? 우선 지옥에서 멸하신다고 했기 때문에 지옥은 흔히 생각하는 대로 영원한 지옥 불이 타고 있어 죽으려고 해도 죽을 수 없는 곳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신약에서 지옥은
하데스(
hades) 혹은
게엔나(
geenna)라고 하는데 구약의
스올(
seol)과 마찬가지로 무덤을 의미한다. 게엔나는 신약에 12번 나타나는데 마지막 때 불타오르는 심판의 장소를 말하고 있다(
마 5:22, 29, 30; 10:28; 18:19; 23:33; 막 9:45-47).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 말고”라는 말씀은 다음과 같은 뜻이다. 핍박자들은 육체에 고통을 가함으로 육체는 쇠퇴하고 죽일 수가 있지만 정신과 마음과 영향력까지 없앨 수는 없다. 정작 두려워할 분은 마음과 정신까지 그 앞에서 백일하에 드러내고 우리의 존재 전체를 멸하실 수 있는 하나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