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에는 저자의 이름이 없다. 문제로 보아서는 바울 같으나, 서두에 저자인 바울의 이름이 나타나는 것이 바울 편지서의 특징인데 그 이름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많은 학자들이 바울 편지서로 인정하지 않는다. 히브리서의 저자는 누구일까?
A. 신약 27권 중 저자가 가장 모호한 책이 히브리서이다. 많은 신약학자들이 히브리서를 바울 서신에서 빼 버리고 바울 서신을 13권으로 보고 있다. 오리게네스(Origen)는 히브리서의 저자 문제는 오직 하나님만이 아신다고 말했다. 사상의 깊이나 내용으로 봐서 바울이 쓴 것 같으나 첫 머리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것이 바울의 다른 편지서와 다르기 때문에 의심을 받는 것이다. 바울 제작설이 일반적으로 교회의 정설이었으나 종교개혁 이후에는 몇 가지 이의가 제기되었다.
첫째는 바울의 다른 편지서와는 달리 첫 머리에 저자의 이름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고, 제자가 언제나 「70인역」만 사용하고 논리 정연하고 유창한 헬라어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바울 편지서의 형식과는 다르다고 본다는 것이다. 바나바가 구브로 태생이어서 유창한 헬라어를 구사할 수 있고 또한 레위인이기 때문에 성소 제도를 잘 안다는 점에서 바나바 저작설은 70인역을 사용했고, 알렉산드리아(Alexandria)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아볼로(Apollo)가 저자로 등장하기도 한다. (
행 18:24-28), 최근에는 알렉산드리아의 지성인 필론(Philo)을 저자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필론은 성경을 알레고리 해석 (allegorical interpretation)하기 때문에 히브리서의 저자일 수 없다.
B. 히브리서의 사상이나 내용을 살펴보면 바울 말고 누가 이렇게 장중한 글을 쓸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이름이 없는 이유는 아마도 히브리서가 유대인들에게만 보낸 유일한 바울 서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유대인들은 바울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오직 그리스도만 높이려는 이 편지서에 구태여 바울의 이름을 넣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 외에도 디모데에 대한 친근한 표현이라든지(
13:23, 우리 형제 디모데), 마지막 인사에 바울 편지서의 특징인
“은혜” 를 비는 말이 나오는 것 등은 히브리서가 바울 제작이라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
13:25). 바울 말고는 아무도 끝인사에 은혜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
히브리서는 다른 바울서신과는 달리 저자의 이름이 첫머리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바울 아닌 다른 사람의 저작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장중하고 심오한 문체와 내용은 바울의 것이며 특히 마지막 인사에 은혜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바울 편지서의 특징이며 디모데를 형제라고 부르는 것도 히브리서가 바울에 의해 쓰여졌다는 강력한 증거이다. 첫머리에 바울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 것은 히브리서의 수신자가 오직 유대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바울에 대한 편견이 많은 유대인들에게 굳이 이름을 밝힐 필요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