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이 십일금을 바친 멜기세덱은 누구인가? 그 당시에 그런 하나님의 제사장이 존재했는가?
A. 멜기세덱(Melchizedek)이란 이름은
“나의 왕은 의롭다” (my king is righteous)라는 뜻이다. 멜기세덱의 신원을 밝히는 것은 어렵다. 성경은 그에 관하여 아주 적은 정보밖에 주지 않는다. 그것도 수수께끼 같은 모호한 내용이다. 멜기세덱은
창세기 14장에 처음으로 등장하는데 살렘 왕이며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 (
창 14:18)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돌라 오멜과 그와 동맹한 왕들이 소돔과 고모라를 쳐서 모든 재물과 양식을 빼앗아 가고 소돔에 하는 아브라함의 조카 롯도 사로잡아 가자 아브
라함은 조카를 구하기 위해 집에서 훈련한 사병들을 이끌고 그들을 급습하여 롯을 구출하고 재물들을 찾아온다. 이때 살렘 왕 멜기세덱이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와 아브라함을 축복하니 아브라함이 그 얻은 것에서 십분의 일을 멜기세덱에게 주었다고 창세기는 기록하고 있다(
창 14:18-20), 십일조를 바치는 첫 번째 실례인 셈이다.
B. 그렇다면 살렘 왕 멜기세덱은 도대체 누구인가? 아브라함을 축복하고 아브라함이 그에게 십분의 일을 바친 것을 봐서 아브라함이 매우 공경하는 존재임에 틀림없으며 멜기세덱이 하나님께 복을 빈 것을 봐서 하나님을 섬기는 존재임에 틀림없다. 일부의 학자들은 살렘을 예루살렘과 동일시한다. 즉 멜기세덱은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으로서 예루살렘의 왕이며 동시에 제사장이었다는 것이다.
C. 시편 110:4에는 다윗 왕가의 한 왕에게
“너는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아 영원한 제사장” 이라 는 말씀이 나온다. 인간 제사장들은 레위의 자손이어야만 대제사장이 될 수 있었으며 영원하지 못했다. 그러나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는 대제사장은 영원한 제사장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다윗의 혈통에서 태어나셨으나 우리의 영원한 대제사장이 되시는 메시야를 연상하게 한다.
D. 히브리서에서 멜기세덱은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고 족보도 없고 시작한 날도 없고 생명의 끝도 없어 하나님 아들과 방불” 한 존재로 묘사된다(
7:3). 히브리서 기자는 또한 멜기세덱의 반차가 아론의 그것보다 우월함을 증명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증거를 대고 있다.
(1) 멜기세덱은 레위의 조상인 아브라함보다 더 위대하다. 왜냐하면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을 축복했고 그로부터 십일조를 받았기 때문이다 (
7:4).
(2) 레위 자신도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바쳤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멜기세덱이 아브라함 을 만났을 때에 레위는 그 조상 아브라함의 허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7:10).
(3) 레위 계통의 제사장 직분은 결국 불완전한 것이었다. 그러기 때문에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는
“별다른 한 제사장” 을 세울 필요가 있었다. (
7:11).
(4) 멜기세덱의 반차는 영원하다(
7:11).
E. 멜기세덱이 실제로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고 족보도 없고 시작한 날도 없고 생명의 끝도 없”다면 글자 그대로 하나님이나 하나님의 위격(位格)에 해당하는 것이 틀림없으므로 멜기세덱은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라는 추측이가 능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성령이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혹은 그리스도라고 믿기도 하며, 심지어는 외계인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님을 제사장으로 묘사할 수는 없다. 제사장은 사람 중에서 선택되어
“하나님께 속한 일에 사람을 위하여”(
5:1) 일하도록 하나님께 로부터 임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멜기세덱은 또한 그리스도가 될 수 없다. 그리스도가 그리스도의 반차를 따라 제사장이 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멜기세덱이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고 시작한 날도 없다는 말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유대인 제사장들은 그들의 가계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데 특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만일 어떤 사람도 그가 아론 족속에 속한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제사장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 그런데 멜기세덱에 관해서는 우리는 어떤 족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 아마도 어떤 중요한 이유 때문에 그의 족보는 보관되지 않았을 것이고 그의 족보는 신비에 쌓였으며, 그것은 하나님께서 그를 메시야의 표상으로 쓰시는 데 적합했을 것이다.
우리가 그에 관하여 아는 것은 그는 아브라함 과 동시대의 사람이고 그 당시 널리 알려진 하나님을 섬기는 의의 왕이요 살렘 왕이며 아브라함이 그에게 십일조를 바쳤다는 것이다. 만일 멜기세덱의 신원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정도로 중요 한 것이었다면 하나님께서 빛을 주셨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멜기세덱을 그의 고결한 품성과 신앙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상징하도록 택하신 한 인간으로 생각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아브라함 당시에 아브라함 말고 그런 훌륭한 하나님의 사람이 있었느냐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아브라함 외에도 하나님을 공경하는 여러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디안 사람, 모세의 장인 이드로도 하나님의 제사장이 었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출 3:1).
멜기세덱은 아브라함과 동시대의 인물로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하나님의 제사장이었으며 아브라함조차도 그에게 십분의 일을 드릴만큼 고결한 인물이었다. 어떤 중요한 섭리 때문에 그의 족보는 신비 속에 감추어졌으며, 그것은 하나님께서 그를 메시야의 표상으로 사용하는 데 적합하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