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 범죄한 천사들이 갇혀 있는 지옥이란 어디인가?
하나님이 범죄한 천사들을 용서치 않으시고 지옥에 던져 어두운 구덩이에 두셨다면 그 지옥은 어디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지구 외에 있는 어떤 특별한 장소라고 한다면 몇 가지 문제가 생긴다.
첫째로 성경은 지옥이라는 특별한 장소를 가르쳐 주고 있지 않다는 것이요,
둘째는 만일 하나님께서 범죄한 천사들을 그런 곳에 던져 넣어 지키게 하셨다면, 지금 활동하고 있는 사단의 세력들은 어디서 온 것이냐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들은 그 지옥에서 탈출한 무리든지, 아니면 범죄한 천 사들이 아닌 제삼의 세력이든지 해야 할 것인데 성경상 전혀 근거가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 지옥은 우리가 사는 지구인가? 이 지구에 사단의 세력들을 가두어 심판의 날까지 지구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였다고 설명하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지구가 과연 지옥이나 어두운 구덩이로 표현될 만한 곳이냐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는 과연 지옥에 살고 있는가?
A. 2,000년 전 당시의 생각을 추적해 보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같은 내용이나 용어를 사용한 평행절을 찾아 비교해 보는 일이다.
베드로후서 2:4의 평행절은
유다서 1:6이다.
베드로후서 3:4에서 “지옥에 던져 어두운 구덩이에 두었다는 말은 후대에 쓰여진 것으로 생각되는 유다서에서는 좀 더 상징적인 말 즉
“영원한 결박” 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유다서는 지옥을 어떤 특별한 장소로 보지 않고 하늘에서 하나님과 함께 사는 자유와 특권이 박탈된 상태나 장소로 보고 있다. 빛의 근원이신 하나님에게서 떨어진다는 것은 어두운 흑암의 나라로 떨어 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만일 유다가 베드로가 말한 지옥의 의미를 좀 더 정확히 풀이 했다고 본다면 이 지옥은 분명히 흑암으로 덮여 있는 어떤 무시무시한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께로 부터 쫓겨나서 임의로는 돌아올 수 없는 어떤 어두움의 상태를 의미한다고 보겠다.
베드로후서 2:4 |
유다서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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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범죄한 천사들을 용서치 아니하시고 지옥에 던져 어두운 구덩이에 두어 심판 때까지 지키게 하셨으며 |
또 자기 지위를 지키지 아니하고 자기 처소를 떠난 천사들을 큰 날의 심판까지 영원한 결박으로 흑암에 가두셨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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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베드로후서 2:4에 나오는 지옥이라는 헬라어는 신약에서 유일하게 게엔나를 쓰지 않고 타르타로스(
tartaros)를 사용하고 있다. 베드로가 이곳의 지옥을 무엇인가 구별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C. 성경에는 사단이 하늘로부터 이 지구로 쫓겨났다고 볼 수 있는 표현들이 나오고 있다.
“큰 용이 내어 쫓기니 옛 뱀 곧 마귀라고도 하고 사단이라고도 하는 온 천하를 꾀는 자라 땅으로 내어 쫓기니 그의 사자들도 저와 함께 내어 쫓기니라” (
계 12:9), 예수께서도
“사단이 하늘로서 번개같이 떨어지는 것을” (
눅 10:18) 보았다고 말씀하셨다. 그러기 때문에 사단이 쫓겨나 거하는 이 지구를 지옥으로 표현했다고도 볼 수 있으나 성경에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지구를 지옥이라고 부른 일이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또 하나
요한계시록 20:1-3에는 마지막 때 사단이 무저갱에 1,000년을 결박당하여 갇힐 것을 말씀하셨는데, 이미 지옥에 던져져 어두운 구덩이에 갇혀 살아온 사단을 다시 새삼스럽게 천년 동안 가둔다고 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따라서 이곳에 나오는 지옥은 지구 같은 어떤 장소라기보다는 하나님께로부터 쫓겨난 사단의 영적 흑암의 상태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무난한 해석이라고 하겠다.
위의 몇 가지 이유로 베드로가 말한 범죄한 천사들이 갇힌 지옥, 즉 어두운 구덩이는 어떤 장소 라기보다는 빛의 근원이신 하나님께로부터 쫓겨난 어둡고 절망적인 그들의 상태를 묘사한다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