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보좌 가까이서 하나님을 뵈옵고 모시는 이십사 장로는 누구인가? 장로들이라고 불리는 이 존재들은 사람인가 천사인가? 그들의 정체와 하는 일은 무엇인가?
A. 이십사 장로들이 누구인가 하는 문제는 요한계시록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 중의 하나이다. 첫째로, 이십사 장로들이 사람이 아니고 천사라는 주장이 있다. 래드(G. E. Ladd) 같은 학자들은 이십사 장로가 천사들의 무리라는 몇 가지 증거를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1) 금 향로를 가지고 성도의 기도와 합하여 보좌 앞 금단에 드리는 것은
요한계시록 8:3에서 천사의 직무로 나와 있다.
(2)
요한계시록 7:13, 14에서 장로 중의 하나는 사람에게 실상을 알려 주는 천사의 일을 하고 있으며 또한 요한은 그 장로를 주라고 불러 같은 사람이 아님을 암시하고 있다.
(3) 흰옷 을 입고 보좌 주위에서 수종드는 존재는 성경에서 보통 천사들이다(
요 20:12; 행 1:10).
B. 그러나 이십사 장로는 적어도 천사들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요한계시록 5:11에
“보좌와 생물들과 장로들을 둘러선 많은 천사의 음성이” 있다고 하여 장로들과 천사들을 구분하였기 때문이다. 이십사 장로들은 보좌에 앉으신 이 앞에 엎드려 경배하고(
4:10), 성도들의 기도가 가득한 금 대접과 거문고를 손에 들고 있으며(
5:8) 새 노래를 불러 네 생물과 함께 하나님을 경배하고 찬송하고 있다(
5:9-14). 그들은 하나님의 보좌 가까이에서 직접 하나님을 섬기는 특별한 무리 인 것 같다.
C. 그들이 장로라는 인간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서 하늘로 데려가신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영어 「제임스왕역」을 보면 이십사 장로들이 어린양 앞에 노래하며 말하기를
“각 족속과 방언과 백성과 나라 가운데서 우리들을 피로 사서 하나님께 드리시고 우리로 우리 하나님 앞에서 나라와 제사장을 삼으셨으니” (
5:9, 10)라고 했다. 이 번역은 이십사 장로들이 우리와 같은 사람 중에서 뽑힌 인물들이라는 것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십사 장로들이 말한 내용의 헬라어 원문은
“우리들”이 아니라
“사람들”을 피로 샀다고 하였으며 그리스도께서
“우리들”이 아니라
“저희”를 나라와 제사장으로 삼으셨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많은 성경학자들의 일치된 생각이며 우리말 성경도 그렇게 번역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십 사 장로가 사람 중에서 뽑힌 대표자들일 것이라는 증거는 아직도 많다.
D. 요한의 계시에 의하면 이십사 장로들은 “흰옷을 입고 머리에 금 면류관을 썼다. 흰옷과 면류관은 둘 다 죄와의 싸움에서 얻는 승리의 상징으로 계시록에 나타나 있다. 따라서 이 십사 장로들은 우리와 같이 죄된 본성을 가진 인간이지만 하나님 안에서 승리하며 살다가 하늘에 올라가서 특별한 임무를 가지고 하나님 보좌 가까이서 섬기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예수께서 부활하실 때 자던 성도들이 많이 부활하여 예수님과 함께 하늘에 올라갔기 때문에(
마 27:51, 52; 엡 4:8), 이십사 장로는 그들 중에서 특별히 선발된 대표자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성경에서 천사는 결코 장로라고 불린 일이 없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그들은 하나님의 보좌 주위에서 제사장 직분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또한 우리에게
히브리서 5:1의
“대제사장마다 사람 가운 데서 취한” 자라는 말씀을 상기하게 한다. 그러므로 누가 이십사 장로가 사람 가운데서 뽑힌 대표자들이라고 주장해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만일 그들이 사람들 중에서 뽑힌 대표자들 이라면 그들이 하나님의 보좌 가까이에서 하나님을 직접 섬긴다는 것은 우리에게 얼마나 큰 특권이며 위로가 되는 말씀인가?
E. 지상 성소 봉사에서 대제사장을 돕기 위해 제사장들이 24반열로 나누어 각각 정해진 반차를 따라 섬겼듯이 하늘 성소에도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조력하는 24장로들이 있어 찬송과 경배로 섬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구속의 은혜를 감사하여 승리의 상징인 면류관을 보좌 앞에 벗어 던지며 밤낮으로 찬송하고 있다(
4:4, 10, 11; 5:8, 9). 이십사 장로들은 또한 왕과 제사장으로서 장차 세상을 심판할 성도들을 예표하고 있으며 지금 하늘에서 진행되고 있는 조사심판에서 배심판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십사 장로의 정확한 신원에 대하여 아무도 자세한 것을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구속의 첫 열매로 하늘에 올라간 인간의 대표자라고 보는 견해가 그래도 제일 합리적이라고 본다. 어쨌든 그들의 장로라는 이름부터 우리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요한은 그들이 성도들의 기도가 담긴 향이 가득한 금대접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계 5:8). 그들의 직무가 우리를 도우며 우리의 구속사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묘사이다. 이런 인간적 존재들이 하나님 앞에서 우리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감격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