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인을 뗄 때에 나타난 흰 말을 탄 기사는 과연 누구인가? 이 백마 탄 기사의 신원을 아는 것은 일곱 인의 성격과 본질을 밝히는 데 필수적이다. 첫 번째가 풀려야 그 다음이 풀려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A. 어린양이 일곱 인 중에 하나를 떼시고 네 생물 중의 하나가 우레 소리같이 말하되
“오라” 하자 흰 말을 탄 기사가 활을 들고 나왔다. 그는 면류관을 받고 나가서
“이기고 또 이기려고” 하였다. 둘째 인을 떼자 큰 칼을 가진 붉은 말이 나오고 셋째 인을 떼자 저울을 가진 검은 말이 나왔다. 넷째 인을 뗄 때에 청황색 말이 나와서 땅 사분 일의 권세를 얻어 검과 흉년과 사망과 땅의 짐승으로써, 죽였다. 그렇다면 백마 탄 기사의 정체를 알게 되면 나머지 붉은 말과 검은 말과 청황색 말의 수수께끼도 풀릴 것이다.
B. 요한계시록 6장만 가지고는 백마의 기사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우선 흰색 말과 그 백마를 탄 기사가 받은 면류관의 이미지를 성경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요한계시록 전체를 통하여 흰색(leukos)은 영광과 승리와 순결의 상징이고(
2:17; 3:4; 4:4; 6:11; 7:9; 19:14; 20:11) 그리스도의 현현의 상징이었다(
1:14; 14:14; 19:11), 흰색은 또한 하늘 백성들의 옷 색깔이고 하나님의 보좌도 흰색이다. (
20:11).
요한계시록에서는 흰색이 항상 그리스도를, 그리스도와 관련된 무엇을 또는 영적 승리를 상징하고 있다. 높임을 받으신 그리스도의 머리와 털은 희기가 흰 양털 같으며(
1:14) 진실한 신앙인들은 새 이름을 기록한 흰돌을 받으며(
2:17), 또 그들은 흰옷을 입는다(
3:4, 5, 18). 이십사 장로들도 흰옷을 입으며 (
4:4), 순교자들과 셀 수 없는 큰 무리들도 모두 흰옷을 입는다(
6:11; 7:9, 13), 인자가 흰 구름 위에 앉아 계시며(
14:14), 다시 오실 때도 그는 백마를 타고 있으며 그를 수행하는 하늘의 군대도 흰옷을 입고 백마를 타고 있다(
19:11, 14).
면류관도 성경에서 승리의 표징이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생명의 면류관을 받는다(
2:10; 3:11). 요한은 이십사 장로들이 금면류관을 쓰고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4:4, 10). 하나님의 교회는 열 두 별의 면류관을 쓴 여자로 묘사되었다(
12:1).
그리고 마침내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도 금 면류관을 쓰고 오실 것이다(
14:14). 그러므로
요한계시록 6:2에 나타나는 흰말을 타고 면류관을 받은 백마의 기사는 그리스도나 그리스도와 관련 된 어떤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C. 요한계시록 6:1, 2과 비교가 되는 구절들을 요한계시록에서 찾아보면 백마 탄 기사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먼저 그리스도가 재림하시는 장면이 확실한
요한계시록 19:11-15과 비교해 보자.
요한계시록 6:2 |
요한계시록 19:1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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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말이 있는데 그 탄 자가 활을 가졌고 면류관을 받고 이기고 또 이기려고 하더라 |
백마와 탄 자가 있으니 ... 그 머리에 많은 면류관이 있고 ... 그의 입에서 이한 검이 나오니 그것으로 만국을 치겠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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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저한 유사성이 요한계시록 4-
7장과 19장 사이에서 발견된다. 두 장면에서 공히 하늘이 열리고(
4:1; 19:11), 하나님께서 보좌에 앉으시며 (
4:2, 9; 5:13; 19:4-6) 네 생물과 이십사 장로가 보좌 앞에 엎드려 경배한다(
4:10; 5:8, 14:
19:4). 백마를 탄 기사가 나오고 그는 날카로운 무기를 가지고 있다. 그는 면류관을 받았으며 만국을 쳐서 이긴다.
요한계시록 19장이 그리스도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6장의 기사를 그리스도나 그리스도에 관련된 사건을 묘사한 것이라고 보아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요한계시록 6:2와 비교할 수 있는 평행절이 또 하나 있다.
요한계시록 14:14의 재림의 장면이다. 다음 도표를 보자.
요한계시록 6:2 |
요한계시록 14: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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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에 보니 흰말이 있는데 그 탄자가 면류관을 가졌고 활을 가졌고 이기고 또 이기려고 하더라 |
내가 보니
흰구름이 있고 구름 위에 사람의 아들과 같은 이가 금면류관이 있고 이한 낫을 가졌더라 곡식이 거두어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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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말이 흰구름으로 활이 날카로운 낫으로 바뀌 었으며
“이기고 또 이기는 전투”가 “마지막 추수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 변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그리스도의 구속의 행위의 강도가 더 심해졌음을 보여 주는 것이고 같은 그리스도와 관련된 사건 임에는 틀림이 없다. 순결한 백마를 타고 복음을 위해 싸우셨던 그리스도께서는 이제는 천천 만만의 천사들과 함께 구름을 타고 오실 것이다. 그의 면류관은 피로 물든 것이 아니라 영광의 왕의 금 면류관이다. 그는 싸워 이기려고 오시는 것이 아니라 곡식을 거두려고 오신다.
14장이 그리스도에 관한 기사라면
6장도 그리스도에 관련된 사건 임이 분명하다.
D. 요한계시록 6:2에 나오는 백마의 기사와 비교될 수 있는 절이 구약에 3개 나온다(
시 45:4, 5; 즉
1:7-11; 6:1-6),
시편 45:4, 5에는 말을 타고 전장에 나가는 왕의 승전을 비는 노래가 나온다. 왕이 가진 화살은
“날카로워 왕의 원수의 염통을 뚫으니 만민이 왕의 앞에 엎드러” 진다. 말과 병거들의 소리는 구약에서 전투를 상징한다. (
왕하 7:6; 느 3:2). 스가랴에서 우리는 말에 관한 기사를 2개 발견할 수 있다.
내용과 형식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요한이 네 말에 대해 언급했을 때 그의 마음속에는 스가랴의 이 장면들이 있었을 것이다. 스가랴는 메시야에 대해 예언한 책으로 알려져 있으며 예수께서 “기록된 바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들이 흩어지리라" (
막 14:27)고 하신 말씀은
스가랴 13:7을 인용한 것이다.
스가랴 1:7-11에는 홍마와 자마와 백마를 탄 사람들이 나오는데 그들은 “땅에 두루 다니라고 보내신 자들이다.
스가랴 6장에도 홍마, 흑마, 백마, 얼룩진 말들이 맨 네 병거가 나오는데 그들도 “땅에 두루 다니라"는 명령을 받았다. 따라서 스가랴서의 이미지에 의하면 말들과 그 탄 사람들은 어떤 개인이라기보다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 온 땅에 두루 전하는 것, 어떤 세력이나 능력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E.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백마의 기사는 예수 그리스도이신가? 그렇게 단순히 해석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우선 그리스도는 인을 떼시는 주인이지 인을 떼면 나타나는 기사가 아니다. 둘째 인, 셋째 인, 넷째 인의 기사들이 모두 어떤 인격체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전쟁, 기근, 죽음 같은 추상적 개념을 나타내는 것으로 봐서 첫째 인의 백마의 기사도 그리스도 자신이기보다는 그리스도에 관한 어떤 사건이나 기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그리스도와 같이 순결한 성격을 가지고 온 땅에 두루 다니며 이기고 또 이기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복음이다.
흰말을 타고 면류관을 받은 기사의 이미지는 신구약, 그중에서도 특히 요한계시록을 통해 볼 때 그리스도의 승리와 재림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둘째 인, 셋째 인, 넷째 인의 기사들이 모두 어떤 사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전쟁, 기근, 죽음 같은 추상적 개념을 나타내는 것으로 봐서 첫째 인의 백마의 기사도 그리스도 자신이기보다는 그리스도에 관한 어떤 사건이나 기별을 의미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그리스도와 같이 순결한 성격을 가지고 온 땅에 두루 다니며 이기고 또 이기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복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