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문제에서 살펴 본 것처럼 베드로는 반석이 아니다. 그렇다면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천국 열쇠를 주셨다는 본문의 말씀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천국 열쇠는 또한 무엇인가? 개신교인들은 베드로가 반석이 아니기 때문에(
마 16:18 설명 참고) 여기서 천국 열쇠를 받는 대상도 베드로가 아니라 교회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교회가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이고 교회가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는가? 교회에 과연 그런 권세가 있는가?
A. 베드로는 반석이 아니고 따라서 본문에서 천국 열쇠를 받는 대상도 베드로가 아니다. 그러면 누군가?
마태복음 18:18을 참고하면 땅에서
“매고 푸는” 일을 위탁받은 대상은 베드로가 아니라 제자들 전체이다. 즉 교회이다. 그렇다면 교회가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이고 교회가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는가? 도대체 교회가 무엇을 매고 푼다는 것일까?
B. 우선 예수께서 교회에 주신 천국 열쇠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을 천국에 들어가게 할 수도 있고 못 들어가게 할 수도 있는 그런 권세를 교회에 주셨단 말인가? 교권지상주의를 주장하는 가톨릭에서는 그렇다고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교회가 아니라 열쇠이다. 그리스도께로부터 열쇠를 받지 못하면 교회 자체는 아무 능력도 없다.
열쇠란 무엇인가? 교회의 힘이나 권력을 말하는 것인가? 열쇠는 성경에서 지식이나 아는 것으로 상징되고 있다.
누가복음 11:52에서 예수께서는 열쇠를 천국에 들어가는 지식으로 언급하셨다.
“화 있을진저 너희 율법사여 너회가 지식의 열쇠를 가져가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고자 하는 자도 막았느니라.” 따라서 맡기신 천국 열쇠란 사람들로 하여금 천국에 들어갈 수 있도록 가르치라고 교회에 위탁된 복음이라고 할수 있다.
C. 만일 그 중요한 천국 열쇠가 천국에 들어갈수 있는 지식, 즉 복음이라면
“매는 것과 푸는것” 이 무슨 의미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또한 중요하다.
“맨다는 것”과
“푼다는 것”은 그 당시 유대인들의 일상적인 관용어로서 주로 금지나 허락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즉 금지시키는 것은 매는 것이고 허락하는 것은 푸는 것에 속했다. 다시 말해서 교회가 무엇이든지 금지하면 하늘에서도 금지되고 교회가 무엇이든지 허락하면 하늘에서도 허락된다는 말이다.
이 구절만 읽으면 마치 교회가 천국 열쇠, 즉 복음을 가지고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권세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지상에 세워진 하나님의 기관으로서 교회가 어느 정도의 권위를 위탁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교회는 침례를 줄 수도 있고 안수하여 직분을 맡길 수도 있다(
행 13:3). 교회는 교회의 순결을 위하여 출교를 결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일 교회가 어떤 사람에게 무엇이든지 금지하면 하늘에서도 금지되는가? 교회가 막을 수 있고 허락할 수도 있는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D. 그러나 금지할 수 있는 권세는 교회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교회는 맡겨진 그 열쇠, 즉 복음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복음의 열쇠를 사용하지 않고 교회가 마음대로 금지나 허락을 행사할 수 없다. 그러므로
“매고 풀고” 할수 있는 능력은 교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 위탁된 복음에 있다. 복음이라는 열쇠로만 천국은 열린다.
따라서 이 구절은 교회의 권세를 높인 것이 아니라 복음을 최대한으로 전파하고 가르쳐야 할 교회의 의무를 강조함과 동시에 교회에 위탁된 천국 열쇠, 즉 복음의 능력을 최고로 높인 것이다. 교회가 복음으로 하는 모든 일은 하늘이 그대로 인정할 것이라는 약속이다. 그러나 교회가 복음을 매어놓고 전파하지 않으면 하늘에 들어가는 길도 막힐 것이라는 표현이다.
교회의 권위를 최고로 높인 것 같은 이 구절은 사실 교회에 위탁된 천국 열쇠, 즉 복음을 높이고 그 열쇠를 사용해야 할 교회의 의무를 강조한 것이다. 즉 그리스도께로부터 받은 천국 열쇠인 복음 없이 교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러나 또한 복음으로 하는 교회의 모든 결정은 하늘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