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주검이 있는 곳에 독수리들이 모인다는 말은?
독수리들이 모인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인자의 임함과 주검과 독수리 사이에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가?
A. 예수께서는 지금 재림의 확실성에 대해 말씀하고 계신다. 그리스도가 광야에 있다고 하여도 나가지 말고 골방에 있다 하여도 믿지 말라는 것이다(
24:26). 예수의 재림은 번개가 동편에서 서편에까지 번쩍여 모든 사람이 보고 듣는 것처럼 그렇게 확실할 것이라는 말씀이다. 이러한 재림의 확실함과 본문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이 말씀이 예루살렘의 멸망을 묘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Bengel. Bruce). 즉 주검은 유대인이요 독수리는 로마 군인들이라는 것이다. 살육으로 예루살렘에 주검들이 쌓이고 독수리 군기를 앞세운 로마 군인들이 모여들 것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예루살렘의 멸망만을 놓고 보면 일견 그럴듯한 해석이기도 하나 이 장면은 지금 예루살렘의 멸망이 아니라
“번개가 동편에서 나서 서편까지 번쩍임같이” 확실한 재림에 대한 말씀이기 때문에 이 해석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맨슨(T. W. Manson) 같은 학자들은 독수리를 심판이라고 생각했다. 시체를 보고 독수리가 그렇게 빨리 달려들 듯이 하나님의 심판도 신속히 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빠른 것을 나타내려고 했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심판을 시체에 무자비하게 덤벼드는 독수리로 표상했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 독수리를 심판 때 모여드는 성도나 천사의 무리들로 보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적당치 않다. 독수리를 성도로 보는 해석도 있다. 즉 하나님의 자녀들이 그리스도의 죽음을 보고 혹은 그리스도가 주는 양식을 먹으려고 몰려드는 것을 표상한다는 것이다(Calvin). 그러나 이 해석도 그리스도를 시체로, 하나님의 자녀들을 독수리로 표현하기 때문에 적당치 않다. 또 다른 해석은, 본문의 말씀은 거짓 그리스도(주검)의 주장을 듣고 그것을 보려고 모여드는 그리스도인들(독수리)에 대한 경고라고 설명한다. 그럴듯하지만 바로 전절이 재림의 확실함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맥상 맞지 않다고 본다.
B. 지금 예수께서는 재림(파루시아)의 확실함과 신속함을 번개에 비추어 말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독수리 이야기도 재림의 확실성이란 주제에 맞추어 생각해야 한다. 예수께서는 지금 유대인들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금언들을 사용하여 재림의 확실함과 신속함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즉 비구름이 몰려오면 번개가 치고 그 빛이 동편에서부터 서편까지 번쩍이며 숨길 수 없는 것처럼 또한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콘돌)이 반드시 나타나는 것처럼(
욥 39:27-30) 재림도 그렇게 확실하며 회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검이 있는 곳에 독수리들이 모인다는 본문의 말씀은 추측이 아니라 문맥과 주제에 따라 해석해야 한다. 예수께서는 유대인들이 잘 아는 두 개의 비유를 들어 예수의 재림이 확실하고 신속하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다. 즉 번개의 비유를 먼저 말씀하신 다음 잘 알려진 독수리의 비유를 들어 재림의 적시성, 산속정, 확실성을 강조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