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신약 시대에 안식일에 하지 못한 일은 무엇이었나?
밀밭 사이로 지나가다가 이삭을 잘라 먹는 것도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인가? 도대체 유대인들이 안식일에 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인가? 예수께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는가?
A. 안식일에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은 밀밭 사이로 난 좁은 이랑을 걷고 있었다. 제자들은 시장하였다. 그래서 그 당시 가난한 사람들이 했던 것처럼 밀 이삭을 잘라 비벼 먹었다. 이때는 아마도 밀 추수가 가까운 오순절 때였을 것이다. 평행절인
누가복음 6:1에 보면
“잘라 손으로 비비어 먹으니”라고 좀 더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 장면이 호시탐탐 때만 노리던 바리새인들의 눈에 띄었다. 예수를 질책하고 정죄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 바리새인들은 제자들의 행위를 비난하고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한다고 말하면서 그것을 제지하지 않는 예수께 책임을 돌렸다. 제자들의 행위가 정말 안식일을 범한 행위였는가?
B. 유대인들이 안식일에 금하는 39개 범주의 노동이 있는데 그것들은 다음과 같다(Afishnah. Sabbath. 7.2):
(1) 운반하기,
(2) 불때기,
(3) 불끄기,
(4) 끝내기,
(5) 글쓰기,
(6) 지우기,
(7) 요리하기,
(8) 빨래하기,
(9) 바느질하기,
(10) 찢기,
(11) 매듭짓기,
(12) 매듭풀기,
(13) 모양 만들기,
(14) 쟁기질하기,
(15) 심기,
(16) 거두기,
(17) 추수하기,
(18) 타작하기,
(19) 키질하기,
(20) 고르기,
(21) 체질하기,
(22) 빻기,
(23) 반죽하기,
(24) 빗질하기,
(25) 실 만들기,
(26) 염색하기,
(27) 땋기,
(28) 베 짜기,
(29) 피륙 짜기,
(30) 실 풀기,
(31) 건축하기,
(32) 부수기,
(33) 덫놓기,
(34) 털깎기,
(35) 도살하기,
(36) 가죽 벗기기,
(37) 햇볕 쪼이기.
(38) 광내기,
(39)표하기.
시장하여 안식일에 이삭을 잘라 먹은 예수님의 제자들은 유대인의 관점에서 보면 (16) 거두기, (18) 타작하기, (19) 키질하기, (20) 고르기 등의 노동을 한 셈이다. 거두기에는 자라고 있는 어떤곡식을 자르거나 뽑는 행위, 혹은 꽃을 따거나 나무에서 열매를 따는 행위가 포함된다. 타작하기에는 곡식을 껍질로부터 분리하는 행위, 과일을 짜서 주스를 만드는 행위 등을 말하기 때문에 제자들이 손으로 비벼 껍질을 깐 행위는 여기에 걸린다.
“키질하기”는 바람을 이용하여 곡식을 겨로부터 분리시키는 모든 행동을 말한다. 제자들이 손으로 비벼낸 껍질을 입으로 불어 알곡만 남도록 했을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여기에 저촉된다.
“고르기”는 음식물의 불필요한 부분을 손으로 골라내는 모든 행위가 포함된다. 예를 들면 음식을 먹기 전에 나쁜 것을 골라내서는 안 된다. 다만 좋은 것을 먹고 나쁜 것은 남겨 놓으면 된다. 제자들은 밀 알곡을 입에 털어 넣기전에 겨를 골라냈을 것이기 때문에 고르기를 한 셈이 된다.
C. 바리새인들의 비난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다윗과 그와 함께 한 자들이 시장할 때 성전에 들어가서 제사장 외에는 먹지 못하는 진설병을 먹은 것을 예로 들면서 만일 다윗이 기름부음을 받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고 아무도 감히 말할 수 없었다면, 다윗보다 더 높은 의미에서 기름부음을 받으신 메시야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그렇게 할 수없겠느냐고 물으신다.
둘째는, 제사장들은 안식일에 성전 안에서 안식일을 범하여도 죄가 없다는 것, 즉 바리새인들이 잘 알고 있는 한 예를 드셨다. 제사장들은 성전에서 안식일에 매우 분주한 직무를 수행해야 하였다. 그들은 숫양 두 마리로 두 번의 제사를 드리는 일을 했고, 향을 피우고 묵은 진설병을 새 것으로 교체하는 등 평소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했다. 즉 거룩한 일을 수행하는 제사장들에게는 안식일에 일 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그러나 예수님과 그 제자들은 성전에서 봉사하는 제사장이 아니라는 그들의 반론에 대하여 예수께서는
“성전보다 더 큰이가 여기” 있다고 대답하신다. 즉 성전의 원형 되시는 예수를 섬기는 제자들의 행위도 제사장의 봉사 못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정죄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것이다.
세 번째는, 자비와 사랑을 외면하고 율법의 외적 준수에만 매달리는 그들을 책망하셨다. 안식일은 사랑과 자비가 나타나는 날이어야지 구속하고 비난하는 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안식일은 해방의 날이요 세상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날이다. 안식일은 하나님과 함께 쉼을 얻는 날이요 예비된 모든 축복을 받는 날이고 그리스도 안에서 거룩해지는 날이다. 결론적으로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다. 인자는 안식일을 제정하신 분이요 그 뜻과 목적을 가장 잘 아시는 분이다. 그러므로 안식일을 준수해야 하는 사람들이 안식일의 주인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안식일에 밀 이삭을 잘라 비벼먹은 제자들의 행동은 유대인들의 규정에 의하면 안식일을 범한 것이었다. 그러나 안식일에 금지한 노동 법칙들은 인간성과 자비를 무시한 것들이었다. 제자들은 지금 다윗과는 비교가 안 되는 기름부음을 받으신 메시야를 위해 봉사하고 있었고 성전보다 더 크고 성전의 원형이 되시는 예수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 더구나 예수께서는 안식일을 제정하신 안식일의 주인이셨다. 그런 분에게 그들의 규정에 맞추어 안식일을 범했다고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