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가 바늘귀로 들어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도 그만큼 불가능한가?
A. 부자 율법사가 재물이 많으므로 근심하며 돌아간 후에 (
마 19:22) 예수께서는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설명하기 위해 그는 생생한 비유를 사용하셨다. 즉
“약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약대는 유대인들이 흔히 볼 수 있는 동물 중에서 제일 큰 동물이었다. 이 큰 동물이 바늘귀로 들어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여러 해석이 나왔다. 그중에 제일 그럴듯한 것은 바늘귀란 꿰매는 작은 바늘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바늘귀라고 하는 작은 문이 실제로 있었다는 설명이다. 모든 성마다 큰 문들이 있는데 시간이 되어 성문을 걸어 잠그면 그 문 옆에 나있는 조그마한 문으로 통행했는데 너무나 작아서 짐을 지고는 들어갈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태와 마가는 바늘귀라고 할 때 가정용 바늘인
라피스(
rhaphis)를 썼고 누가는 외과 수술용 바늘인
벨로네 (
belone)라는 헬라어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여기서 바늘이란 작은 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바늘을 말한다고 볼수 있다. 또 하나는 약대(
카멜로스,
kamelos)란 말과 밧줄(
카밀로스,
kamilos)이란 말이 헬라어로 비슷하기 때문에 밧줄이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이 어려운 것처럼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어렵다는 말이라는 설명도 있다. 결국은 두 견해 모두 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아주 어렵다는 말이기 때문에 다른 해석을 붙일 것 없이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제일 합리적이다.
B. 그렇다면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정말 그렇게도 어려운가? 재물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천국에 들어가기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성경의 위대한 믿음의 사람들 중 부유한 사람들이 많았다. 욥도 부자였고 아브라함도 풍부한 재물을 가졌다. 문제가 되는 것은 돈에 대한 사랑이다. 하나님과 돈, 즉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는 것이 성경의 재물관이다.
부자들은 자연히 돈을 사랑하게 되고 그 돈을 지키고 관리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아 붓는다. 마음이 가난하지 않으면 영적인 것을 사모하기가 어렵다. 부유한 신분에 맞추어 살다보니 겸손하고 온유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하늘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제자들은 충격을 받고 심히 놀라서
“그런즉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으리이까”(
마 19:25)라고 외쳤다. 그러나 예수님의 대답은 간단했다.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할 수 있느니라”(
마 19:26). 어디 부자뿐이랴? 죄인인 사람이 구원을 받아 하늘에 들어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어려운 일이다. 의인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롬 3:10).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구원하시는 것이 가능하다.
부자라고 해서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제한되어 있지는 않다. 문제는 돈을 사랑하게 되면 하나님 대신 돈을 숭배하기 때문이다.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는 것이 성경의 사상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욱 하늘을 사모하고 영적인 것을 사모하는 것이 사실일지 모른다. 그러나 부자가 다 하늘에 들어가기 힘들지는 않다. 위대한 믿음의 조상들 가운데 부자가 많았다. 문제는 돈의 노예에서 벗어나 얼마나 하나님을 사랑하느냐 하는 데 달려있다. 인간의 생각으로는 불가능한 것도 하나님에게는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