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과 마리아는 유월절 예배를 마치고 돌아갈 때에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남아 있는 것도 모른 채 귀로에 올랐다. 하룻길을 갈 때까지 왜 아이를 찾지 않았는가? 그런 일이 가능한가?
A. 유대인에게 있어서 12살은 중요한 나이였다. 12살이 되면 유대인 남자들은
“바르 미츠바” (Bar Mitsvah) 즉
“율법의 아들”이라고 불리었다. 이때부터는 거룩한 절기나 예식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이다. 세 주요 절기, 즉 유월절, 오순절, 장막절에는 예루살렘에 올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은 성전에 나오라는 명령이 있었다. 이 세 절기 중 유월절에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예루살렘으로 순례 여행을 떠나 절기에 참여하였 다. 소년 예수는 정월 14일 저녁 때부터 집집마다 혹은 성전에서 어린양들이 희생되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 광경을 바라보는 유월절 어린양의 표상이 되는 예수의 마음속에는 깊은 감동과 충격이 있었을 것이다. 구주의 사명의 신비가 그에게 공개되고 있었다. 그는 명상에 골몰하여 성전을 떠날 수가 없었다.
유월절 예식이 마친 후 그의 부모들은 귀향 길에 올라 하룻길을 간 후에야 일행 중에 예수가 없는 것을 알았다. 요셉과 마리아는 다시 하룻길을 걸어 돌아왔다. 그리고 그 이튿날 성전 안에서 랍비들과 토론을 벌이고 있는 소년 예수를 발견하였다. 어떻게 해서 하루가 다가도록 예수를 찾지 않았을까?
B. 이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명절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동하는 관습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명절 때 갈릴리 지방에서 예루살렘에 오는 무리의 대열은 매우 컸으며 혼잡하였다. 유대인들은 친척들끼리 혹은 같은 마을 사람들끼리 떼를 지어 이동하였으며 남자는 남자들끼리 여자는 여자들끼리 모여 여행하는 것이 보통의 관습이었다. 그러므로 요셉은 예수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가겠지 생각하였을 것이고 어머니 마리아는 예수가 아버지 요셉과 함께 갔거니 하고 여겼을 것이다.
C. 또 한 가지 우리가 이 사건을 통하여 알아야 할 것은 예수님의 평소의 행동이 매우 믿음직스러웠기 때문에 부모들이 그를 전적으로 신임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예수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자신은 물론이고 남까지 도와주던 예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전에서 만났을 때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 하고 되묻는 예수는 이미 며칠 전의 어린 예수가 아니었다.
예수를 잃어버린지 하루가 되어서야 그 사실을 안 것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명절 때 이동하는 것은 매우 혼잡스러웠으며 더구나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이동하는 것이 보통이었고 자녀들은 양편을 왕래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요셉과 마리아는 어린 예수가 보이지 않아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예수의 평소의 행동이 너무나 믿음직스러웠기 때문에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달랐 다. 그는 아버지 집(성전)에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