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의 표적이란 무엇인가? 그것이 무엇이기에 악한 세대에는 그것밖에 보여 줄 것이 없는가? 요나는 니느웨 사람들에게 무슨 표적이 되었는가?
A. 우선 왜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 공관복음을 비교하면서 배경을 살펴보는 것이 순서다. 예수께서 귀신들려 눈멀고 벙어리 된 자를 고쳐주시고 그 벙어리 귀신을 쫓아내셨다(
마 12:22). 그런데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이 표적을 보고도 믿기는커녕 오히려 예수께서 귀신의 왕 바알세불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라고 비난하였다. 그리고는 예수를 시험하여 하늘로서 오는 다른 표적을 보여 주기를 구하였다(
마 12:38; 막 8:11; 눅 11:16). 하나님의 능력으로 귀신을 쫓 아낸다는 것은 이미 하나님의 나라가 임한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표적이었다(
11:20). 그런데 무리들은 그런 표적을 믿지 않고 오히려 힐난하고 시험하는 태도로 참람하게도 하늘로서 오는 다른 표적을 보여 주기를 원한 것이다. 엘리야나 모세가 그랬던 것처럼, 하늘로부터 불 덩어리라도 떨어지게 하여 메시야임을 스스로 증명해보라는 것이었다. 귀신을 쫓아내는 정도로는 안 되고, 더 크고 자극적인 표적을 요구하여 예수를 시험하려는 그들의 불신과 교만을 볼 수 있다. 예수는 마음속에 깊이 탄식하며(
막 8:11)
“악하고 음란한 세대가 표적을 구하나 선지자 요나의 표적밖에는 보일 표적이 없다”고 말씀하였다.
B. 요나의 표적이란 무엇인가? 마태복음은 그 것이 무엇인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요나가 밤낮 사흘을 큰 물고기 뱃속에 있었던 것같 이 인자도 밤낮 사흘을 땅속에 있으리라” (
마 12:40). 세 복음서를 비교해 본 후에야 우리는 예수께서 말씀하시려는 의도를 대강이나마 깨닫게 된다. 예수께서는 그들의 불신에 깊이 탄식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는 것이다. 심지어 귀신이 쫓겨 나가고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광경을 보고도 믿지 않는구나. 그런 너희들에게 무 슨 표적을 보이겠느냐? 요나의 표적밖에는 보여 줄 것이 없다. 즉 요나가 사흘 동안 물고기 뱃속에 있다가 나온 것같이 인자도 십자가에 죽어 사흘 동안 무덤에 있다 부활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인류 역사상 최고의 이적으로, 예수께서 메시야라는 것을 온 우주에 드러낼 것이었다.
C. 예수께서는 많은 표적을 행하였고 행할 수 있는 분이시다. 그런데도 요나의 표적밖에는 보일 표적이 없다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유대인들의 불신에 대한 책망이다. 예수께서 그들을 위하여 이미 많은 표적을 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악의에 찬 불신을 나타내면서 그를 시험하려고 하였다. 그들의 완악함을 꿰뚫어 본 예수께서는 그들의 불신에 대한 책망으로 이 말씀을 하였다. 악의를 가지고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저주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위해 죽을 것을 말씀하시는 예수의 큰 사랑이 나타나 있다.
둘째로는, 심판에 대한 경고이다.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서 3일을 지낸 후에 니느웨에 외친 기별은 심판의 기별이었다.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한다는 기별이었다. 니느웨는 재에 앉아 회개하여 살아났다. 예수께서는 사람을 위하여 죽고 무덤에 있다가 부활할 것이다. 그것마저 불신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심판을 면할 수 없다는 경고이다.
D.
이 말씀은 그 당시 사람들과 똑같이 완악하고 믿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늘로부터 오는 표적을 구하고 있다. 기적을 갈망하고 그것을 체험해야 직성이 풀리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믿음은 표적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가장 큰 표적은 하나님의 아들이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죽고 부활하였다는 사실이다. 이 표적을 믿지 못하면 다른 어떤 표적을 보여 준다고 해도 참된 믿음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임하고 사단의 세력이 물러가는 놀라운 표적을 보고서도 믿지 않고 더 큰 표적을 보여 주기를 요구하는 패역한 사람들에게, 예수께서는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하는 표적 외에는 더 이상 보여 줄 것이 없다고 말하며 그들의 불신을 책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