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돌아가신 시간은 언제인가? 왜 요한복음에는 그 시간이 다르게 기록되어 있는가?
A. 먼저 사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의 시간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B. 다른 공관복음에 비해 왜 요한만 시간이 다른가? 그 이유는 요한이 로마 시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해 질 때부터 해 질 때까지인 유대 시간에 비해 로마 시간은 밤 12시부터 다음날 밤 12시까지를 하루로 계산했다. 요한이 요한복음을 기록했던 때는 1세기 말이었다. 예루살렘은 이미 멸망하고 유대인들은 뿔뿔이 흩어졌으며 더구나 요한은 유대지방이 아니고 로마의 식민지인 에베소에서 요한복음을 기록했던 것이다. 요한이 그 당시 사람들에게 생소한 유대 시간으로 복음서를 기록할 필요가 있었겠는가?
로마 시간이 현대 시간 개념에 일치하기 때문에 요한복음의 시간으로 예수님의 마지막 시간들을 추적해 보면 다음과 같다. 밤새도록 유대인들에게 시달린 예수께서는 아침 6시 이전 이른 새벽에 빌라도에게 끌려 가셨다. 그날이 안식일의 예비일이었고 또 유월절이어서 양을 잡아 유월절 만찬을 먹기 전에 예수의 처형 건을 마치고 싶어서 유대의 지도자들은 빌라도에게 일찍 찾아갔을 것이다. 빌라도는 불쾌했겠지만 그날이 유월절이어서 지도자들의 환심을 사둘 필요가 있었다. 쓸데없이 민란이라도 나면 총독으로서 그의 수명을 단축하는 것이 된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빌라도는 마음속으로는 유대의 지도자들을 멸시하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정중하게 대했다.
C. 빌라도에게서 헤롯에게, 다시 빌라도에게 끌려 다니다가 예수께서는 아침 9시에 십자가에 못박히셨다. 그리고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6시간 동안 십자가에 달려 계셨다. 십자가에 달린 죄수는 며칠씩 죽지 않고 고통을 당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죄수가 6시간 만에 숨을 거두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빌라도는 그 사실을 믿지 않았다(
막 15:44). 로마 군인들이 예수께서 돌아가신 것을 확인하기 위하여 옆구리를 창으로 찌르자 피와 물이 나왔다(
요 19:34). 그것은 예수께서 심장이 파열되어 죽은 것을 증거한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예수께서는 목요일 밤에 잡혀서 밤새도록 끌려 다니면서 고통을 당하다가 금요일 새벽, 마침내 최후 판결을 위하여 빌라도에게 심문을 받았다. 그날이 유월절이고 또 안식일 예비일이었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해지기 전에 모든 일이 끝나 더럽힘을 받지않고 유월절 식사를 하기 위하여 일을 서둘렀다. 오늘날의 시간으로 아침 9시에 예수께서는 십자가에 달리셨다. 12시에 지진이 나고 하늘이 어두워졌다. 오후 3시 유월절 양 잡는 시간에 예수께서는 운명하셨다. 십자가에 6시간 동안 매달려 있었던 셈이다. 십자가에 달린 죄수가 이렇게 빨리 죽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빌라도는 놀라서 확인해 볼 것을 명령했다. 공관복음과 요한복음의 시간이 다른 이유는 요한복음이 로마 시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