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은 신인가?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은 어떤 의미에서 신이라 부를 수 있는가? 그것은 너무 참람된 칭호가 아닌가?
A. 배경을 무시하고 본문의 말씀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사람이 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게 된다.
고린도전서 15:35-50이라든지
요한일서 3:1, 2의 말씀들도 우리가 그리스도와 똑같이 된다는 말씀은 아니다. 사람이 하나님이 될 수 있다는 사상은 성경에는 없다. 오히려 인간이 하나님과 같이 될 수 있다는 사상은 사단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창 3:5). 현대에 유행하는 뉴에이지 운동이나, 힌두교나, 도교에서는 신과 자아가 합일(合一)의 경지에 이르러 내가 신(神)이 되고 신이 내가 되는 철학적 가르침이 있다. 그러나 기독 교에서는 아니다.
B. 그렇다면 본문의 말씀은 무슨 뜻인가? 이 말씀은 예수께서
“나와 아버지는 하나” (
10:30) 라고 주장하자, 그를 돌로 치려는 유대인들에게 한 말씀이다. 유대인들은 예수께서 참람되게 자기를 신이라 칭한다고 흥분하였다. 이에 예수께서는 사람을 신들이라고 부른 시편을 인용하여 대답했다. 성경 말씀이 구약을 인용하였을 때는 먼저 구약의 문맥과 의미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야 그 구약의 구절을 인용한 저자의 의도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본문이 인용한
시편 82:6에는
“내가 말하기를 너희는 신들이며 다 지존자의 아들들이라 하였으나” 라고 기록되어 있다.
시편 82편은 불의한 재판관을 책망하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공의의 실현을 염원하고 있는 시(詩)인데
“너희는 신들이며 다 지존자의 아들들” 이라는 말씀은 재판관들이 하나님을 대신하여 송사를 맡아보는 중요한 직분임을 일깨워 주는 말씀이다. 그들은 비록 불의한 사람들이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위탁받았기 때문에 신들이라고 불렸다. 그런데 하물며 아버지께서 친히 거룩하게 하사 이 세상에 보내신 분이 자기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말하는 것을 어찌 참람되다고 하겠느냐는 말씀이다. 그러나 예수는 당신을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 중에 하나로 생각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으셨고 단지 비교했을 뿐이다. 연약한 사람에게도 그렇게 말씀하셨거늘 하나님이 친히 보내신 분이야 어떻게 대접해야 되겠느냐는 말씀이다.
C. 따라서 여기서 신(神)이라고 부르는 것도 복수형으로서 어떤 신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하여 구별된, 하나님께 속한 신령한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 즉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자,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자,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라는 뜻이다. 그것은 마치 그리스도인들을 성도라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시 말하면 단지 하나님의 권한을 위탁받아 재판을 거행할 뿐인 사람들도 신들(신에 속한 사람들)이라 기록되었는데 하물며 하나님께서 직접 이 세상에 보내신 이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는 것이 어찌 참람된 일인가 하는 말씀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위탁받아 하나님의 일을 하는 재판장 같은 사람들도 구약은 신들(신에 속한 사람들)이라 불렀거늘 하나님께서 친히 보내신 이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부르는 것이 어찌 참람된 일이냐? 죄 많은 사람들도 성도라 부르거늘 하나님의 보내신 자를 거룩하다 부르는 것이 어찌 틀린 말이겠느냐 하는 뜻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