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부활하신 후 40일 동안이나 지상에 머무신 이유가 무엇일까? 그렇게 하실 만한 무슨 중요한 일이 있으셨는가?  A.
 예수께서 부활 후 사십 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 머무셨다는 기록은 오직 사도행전에만 나온다. 무슨 중요한 일이 남아 있기에 하늘에 오르지 않으시고 40일씩이나 지상에 계셨을까? 사도행전 1:3에는 제자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셨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하나님 나라의 일”을 제자들이 충분히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부활하신 후 더욱 자세히 가르치셨을 것이다. 아마도 “하나님 나라의 일”은 그가 십자가에 돌아가시고 다시 부활하신 후에야 제자들이 올바로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께서 그렇게도 강조하시고 싶으셨던 하나님의 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인가?

 B.
 예수께서 맨 처음 전한 기별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다” 였다. 침례자 요한의 기별도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다” 였다. 그렇다면 그 천국 즉 하나님의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신약에는 천국이 이미 임하였다는(마 12:28; 눅 11:20; 17:20, 21) 사상과 앞으로 도래할 것이라는 말씀이(마 24:29-31; 26:64; 막 9:1; 13:26; 14:25; 눅 22:16, 18; 21:27) 동시에 존재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에게 임해있는 천국은 무엇이고 미래에 올 천국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귀신 들려 눈 멀고 벙어리 된 자를 고쳐 주시자 바리새인들은 예수께서 귀신의 힘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냈다고 비난하였다. 그것에 대해 예수께서는 대답하시기를 귀신이 귀신을 쫓아낸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임을 밝히신 다음 그러므로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하는 것이라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다고 말씀하셨다(마 12:28). 그 순간에 그들에게 임해 있는 하나님의 나라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C.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였느니라”는 에프다센(ephthasen)으로서 과거에 일어난 일회적 사건을 말하는 부정과거형이다. 즉 하나님의 나라가 결정적으로 이미 임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 나라는 지금 어디 있는가? 하늘나라가 지금 이 말씀을 듣고 있는 위선적인 바리새인들의 마음속에 있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하나님의 나라란 인간의 마음속에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가 미치는 구체적 영역을 가리키는 것이다.
 신약은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 사건으로 말미암아 사단의 왕국은 꺾이고 종말은 시작되었으며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도래했다고 선포한다(마 12:28; 눅 10:18; 11:20; 17:20, 21; 히 9:26). 예수께서 하나님의 성령의 능력으로 귀신들을 쫓아내신 것은 분명히 사단의 왕국이 궤멸되고 동시에 하나님의 나라가 현실적으로 역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즉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그 이름을 믿는 자들은 하나님의 자녀이며 새로운 피조물이고 동시에 하나님 나라의 시민인 것이다(요 1:12; 고후 5:17; 빌 3:20). 그리스도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진(요 5:24) 것이다.

 D.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현재성과 미래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즉 하나님의 나라는 이 죄악의 땅에 성육신으로 말미암아 실제적으로 도래했으나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다. 로마서 8장이 탄식하는 대로 모든 피조물의 고대하는 바는 이 “썩어짐의 종 노릇”에서 해방되어 마침내 “영광의 자유” (롬 8:21)에 이르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구속받은 우리들까지도 탄식하며 우리 몸의 마지막 구속을 기다리는 것이다(롬 8:23).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already) 하나님의 나라에 살고 있으나 아직도(not yet) 최후의 완성, 즉 하나님의 영광의 왕국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우리에게 도래하였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며 하나님의 자녀요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다(고후 5:17; 요 1:12; 빌 3:20).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양면성이 있어서 천국은 이미(already) 도래하였으나 아직(not yet) 완성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