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나팔
 “첫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피섞인 우박과 불이 나서 땅에 쏟아지매 땅의 삼분의 알아 타서 자위고 수목의 삼분의 일도 타서 사위고 각종 푸른 풀도 타서 사위더라”(계 8:7). (235.1)
 앞에서 보았듯이 “우박”“불”“뇌우”(雷雨)와 마찬가지로 전투에 대한 시적(詩的) 묘사에서 비롯한 것이다. 우박과 불은 “피”와 함께 전쟁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쓸만한 푸른 풀의 삼분의 일이 불타서 없어지는 표현도 세계 전체에 걸친 대 살륙은 아니라 할지라도 대단히 심중한 군사 행위에 대한 묘사인 것이다. (235.2)
 우리는 몇 가지 중요한 성서적 원칙을 세웠다.

 (1) 첫째는 심판이 일차적으로 배교한 하나님의 백성들 위에 내린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집에서 먼저 심판이 시작하는” 것이다(벧전 4:17). “내 성소에서 시작할지니라”(겔 9:6)고 하셨다.

 (2) 두번째 원칙은 일곱 교회와 일곱 인이 그리스도교 역사의 전 기간을 망라하며 첫째 교회와 첫째 인은 요한계시록을 쓴 요한이 아직 생존해 있던 기원 1세기의 기간에 성취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첫째 나팔의 성취에 대해서는 하나님을 신봉한다고 주장하던 백성들에게 대단한 군사적 재난이 가해졌던 사도 요한의 시대에서 찾아보려는 것이다. (235.3)
 의심할 나위 없이 우리가 찾고 있는 그 재난은 서기 70년에 발생한 유대 국가의 멸망과 그 나라의 수도인 예루살렘의 멸망이다. (235.4)
 우리는 이미 앞에서 세째 원칙을 밝힌 바 있다.

 (3) 그것은 즉 나팔들의 기사에서 사용된 인상주의적인 언어들은 성경의 여타 부분에 나타난 동일한 언어들과 비교해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첫째 나팔에 대한 우리들의 이해를 확인할 수 있다. 구약 성경에서는 푸른 “풀”이 의(義)로 번영하는 하나님의 백성을 나타내고 있으며(사 44:3, 4), “나무” 역시 하나님의 백성을 대신하고 있다(시 1:3, 52:8, 9:12). 예레미야 선지자는 유대 민족을 감람나무라고 일컬었으며 바벨론 사람들이 내려와서(그들은 기원전 587 년경에 침략해 왔다) 산불처럼 그 가지를 불태울 것이라 하였다(렘 11:16: 17). 예수님께서는 그 당시의 유대 민족을 과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로 요약하셨다. 한 비유(눅 13:6~9)에서 예수님은 하늘 나라로 열매 맺지 않은 무화과나무에게 한 번 더참고 또 한차례의 기회를 주어 열매 맺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비유하셨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시기에 앞서 이 비유를 완성하셨다. 예수님은 길가에서 한 무화과나무가 열매도 없이 잎만 무성히 자란 것을 보시고 “이제부터 영원토록 네게 열매가 맺지 못하리라”고 하셨다. 그 나무는 곧 시들어 말랐다(마 21:19). (235.5)
 예루살렘의 멸망에 대한 끔찍한 이야기는 새삼스럽게 여기에서 다시 옮길 필요가 없을 것이다. 기원 70년에 로마 군대가 수십만의 유대인들을 굶기고 십자가에 매달고 활을 쏘아 죽였다는 이야기는 이 책의 앞부분에서 했다. 예루살렘은 사라지고 말았다. 그 당시의 사건 현장에 있었던 유대인 역사가 요셉푸스(Josephus)의 말을 빌면 로마 인들은 “미래에 예루살렘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그 곳에 사람들이 살았다고 믿을만한 아무런 흔적도 찾을 수 없도록” 그 곳에 아무것도 남겨두지 않았다고 한다.4 (235.6)
 유대 민족은 고집스럽게 하나님의 선지자들을 배척했다. 끝내는 우리 모두를 구원하기 위해 오신 하나님의 아들을 죽이기까지 하였다. (235.7)
 그리하여 하나님으로서는 불가불 유대 민족으로 하여금 그들의 선택의 결과를 거두도록 내버릴 수밖에 없으셨다. 마태복음 23장 38절에서 예수님은 눈물을 머금고 “너희 집이 황폐하여 버린바 되리라”고 말씀하셨다. 예루살렘은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져 나갔기 때문에 그 원수의 손에 떨어지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예루살렘이 그같은 운명에 처하여야 한다는 결정은 “불”과 같이 하늘로부터 떨어졌다. 그러나 그같이 무서운 멸망이 실지로 이루어진 것은 이 도시의 이방 원수 곧 로마 인들에 의한 것이었다. (236.1)
 많은 사람들은 즐겨 이 “나팔 경고” 에서 교훈을 얻었다. 개인적으로 많은 유대인들이 철저한 그리스도인 신자가 되었다. 초대 그리스도교의 지도자들이 남긴 글을 보면 예루살렘의 멸망이 하나님의 참된 백성들은 하나님만 섬기고 그 아들을 배척한 유대인들보다 영적으로 더 깊은 신앙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증거로 기술되어 있다.5 (236.2)
 둘째 나팔로 주의를 옮기기에 앞서 우리는 나팔을 이해하기 위한 첫째 원칙에서 네째 원칙을 추론할 수 있다. 즉

 (4) 무엇의 3분의 1일은 국가나 그 수도(首都)(유대와 예루살렘처럼) 같은 또는 어떤 종교나 그 종교의 중심지같은(유대교와 예루살렘 성전처럼) 어떤 특별한 실재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우리는 또 맥스웰의 다니엘 연구 36페이지에서의 분석에 기초하여 다 섯번째 원칙을 끌어낼 수 있다. 즉

 (5) 성경 예언에 선별되어 언급된 실재들은 상당수의 하나님의 백성들을 포함한 실재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백성들은 성경 예언의 성취를 이해할 수 있는 성서와 기회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6.3)
 두번째 나팔
 “둘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불붙는 큰 산과 같은 것이 바다에 던지우매 바다와 삼분의 일이 피가 되고 바다 가운데 생명 가진 피조물들의 삼분의 일이 죽고 배들의 삼분의 일이 깨어지더라”(계 8:8, 9). (236.4)
 요한계시록 17장 1절15절에 보면 물(바다)은 “백성과 열국과 방언”을 상징한다. 구약 성경을 보면 여러 민족과 방언(언어) 집단으로 구성된 바벨론 제국이 “멸망의 산”으로도 일컬어지고 있다(렘 51:24, 25). 행복스럽고 충성스러운 수많은 “민족”“백성들”을 포함한 그리스도의 미래 왕국은 산(山)으로도 일컬어지고 있다(단 2:35, 44,45). (236.5)
 이리하여 둘째 나팔의 “바다”는 사람들의 바다[人海]인 것이다. “바다 가운데 있는 생명 가진 피조물”과 바다에 있는 배들은 사람들과 그들의 물질적인 소유를 뜻한다. 바다에 떨어져 바다 거민들과 그들의 배를 파괴시킨 불붙는 큰 산은 세워 놓은 한 세트 아홉 개의 핀(pin)들을 맞추어 넘어뜨리는 볼링 볼처럼 사람들의 바다 한 부분에 난입한 적대자들의 복합체, 마구 날뛰는 침략자들인 것이다. (236.6)
 이같은 침략은 서 로마 제국의 마지막 세기인 주후 378~476년의 기간에 발생하였다. 이 시기는 다니엘 7장 24절“열 왕”이 로마 제국의 국경 안으로 난입했던 때이다. 예컨대 378년에 서고트 족의 침략군은 아드리아노플(현 터키 서쪽 변방에 있는 Edirne)에서 로마 황제 발렌스(Valens)가 이끄는 로마 군대의 주력을 괴멸시켰다. 그리고 110년에는 서고트 쪽이 로마 시 자체를 황폐시켰다. 로마 시가 외적의 침입으로 이렇듯 황폐되기는 800년 역사에 처음 있었던 이 일이었다. 제국 전역이 경악하였다. (236.7)
 제3세계의 군대가 와싱톤을 침략하여 국방부 건물과 백악관을 불태웠다고 상상해보라. 455년에는 또하나의 게르만 민족인 반달(Vandals) 족이 두번째로 로마 시(市)를 약탈하였다.. 그들은 2 주일 동안 로마 시를 조직적이며 집요하게 황폐시켰다. 그들은 값나가는 모든 것을 약탈하였다. 그들은 기원 70년에 티투스(Titus)가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해 왔던 일곱 등잔 달린 금등대를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로 약탈해 갔다.6 (236.8)
 반달 족의 지도자 가이세릭(Gaiseric)은 인간 약탈자였다. 그는 북아프리카에 있는 그의 해군기지로부터 정규적으로 약탈 원정을 감행하여 로마 제국의 연안 도시 중 어느 곳이나 자기의 마음에 들면 닥치는 대로 유린하고 주민을 살륙하였다.*

* 가이세릭은 두 차례에 걸쳐 로마 해군의 반격을 격파했다. 그 한 차례의 경우에는 군함의 수가 1100 척에 달했다. 이 해전에서는 글자 그대로 불붙는 산이 바다의 거민과 배를 바다에 던지는 형상이었다.
(236.9)
 가이세릭은 그가 인식했던 것 이상으로 정당했다. 그러나 그의 악행에 대해 하나님께 책임이 있다는 말은 아니다. 하나님께는 책임이 없다. 하나님은 로마 제국에 대한 보호의 일부를 거두어 그 적국들로 하여금 그들의 죄된 욕망을 로마 제국에 대해 터뜨리도록 허용하신 것 뿐이다. (237.1)
 그 앞서 있었던 앗시리아와 바벨론 제국처럼 로마 제국도 하나님의 백성을 벌하였었다. 또 차례로 앗시리아나 바벨론처럼 로마도 벌을 받아야 했던 것이다. 한때는 로마가 금등대를 예루살렘에서 약탈해 왔었지만 이제는 반달 족이 그것을 로마 인의 손에서 빼았아갔다. 로마 제국은 앞서 앗시리아나 바벨론 제국과는 달리 당분간 그리스도교를 채택했다. 그러나 로마가 그리스도교를 신봉한다고 주장함으로써 로마의 범죄는 더더욱 흉칙스럽게 되었다. (237.2)